지난해 기준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2017년 이후 3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9일 내놓은 ‘수출의 국민경제 기여 효과 분석(2020년)’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명목 기준 수출은 전년에 견줘 5.5% 줄었지만, 물가하락 효과를 배제한 실질 수출은 2.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0.6%포인트로, 2017년(0.8%포인트) 이후 가장 높았다. 이 수치가 2018년엔 0.1%포인트, 2019년 0.5%포인트였다. 연구원은 무역협회, 한국은행, 통계청의 자료를 바탕으로 산업연관표를 활용해 추정했다고 밝혔다.
수출에서 유발된 부가가치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한 비중은 23.1%로 2019년 대비 0.8%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의약품·의료용품 등 바이오·헬스 제품 수요가 확대된 동시에 반도체, (데이터 저장장치인)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출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지난해 수출이 유발한 취업 인원은 전체 취업자의 12.8% 수준인 344만명으로 분석됐다. 품목별로는 자동차(51만4천명), 특수목적용 기계(28만5천명), 반도체(24만6천명), 전기장비(20만6천명) 순으로 취업유발 인원이 많았다. 2019년에 견줘 취업유발 인원이 늘어난 분야는 의약품(+2만2천명), 기타 화학제품(+2만1천명), 반도체(+1만6천명), 컴퓨터 및 주변기기(+1만6천명) 등이었다. 감소한 부문은 자동차(-7만9천명), 석탄 및 석유제품(-2만5천명), 특수목적용 기계(-2만2천명) 등이었다.
반도체와 컴퓨터 품목에선 수출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각각 667억 달러, 398억 달러로 컸지만, 취업유발 효과는 백만 달러당 2.47명, 4.39명으로 제조업 평균(상위 25개 품목) 6.71보다 훨씬 작았다. 식료품은 부가가치 유발액 규모는 작지만 수출 백만 달러당 취업유발 인원이 17.79명으로 제조업 중 가장 높았다. 연구원은 “업종별 특성에 따른 부가가치 유발 효과와 취업유발 효과를 고려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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