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생산과 소비, 투자가 코로나19 4차 유행의 본격화로 모두 감소했다. 지난 5월 이후 3개월 만이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8월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1.8(2015년=100)로 전월보다 0.2% 줄었다. 4월(-1.3%), 5월(-0.2%) 연속 감소했던 전산업생산은 6월(1.6%) 반등했지만 7월(-0.6%)에 이어 다시 두 달 연속 감소세다.
업종별로는 광공업 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이 모두 감소했다. 광공업은 0.7% 줄었다. 5월(-1.3%) 이후 3개월 만에 감소한 것이다. 광공업 생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은 전기장비(-5.1%), 금속가공(-5.0%) 등이 줄어든 반면 반도체(3.5%)와 자동차(3.3%) 등은 늘었다. 서비스업 생산도 0.6% 줄어 5월(-0.4%) 이후 3개월 만에 감소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대면 비중이 높은 숙박·음식점업은 7월(-5.2%)에 이어 두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또 교육서비스업(-1.7%), 도소매업(-0.9%), 협회 및 단체·수리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5.4%) 등도 줄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도 전월보다 0.8% 줄었다. 7월(-0.5%)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여름 휴가 특수가 사라지면서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0%) 판매가 줄었다.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차질에 따른 출고 지연으로 승용차를 비롯한 내구재(-0.1%) 판매도 감소했다. 반면 의복 등 준내구재(11.4%),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2.8%) 등은 늘었다. 업태별로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슈퍼마켓 및 잡화점(-6.0%), 대형마트(-4.2%)에서 판매가 줄고, 전문소매점(6.7%), 무점포소매(6.3%), 백화점(14.8%), 승용차 및 연료소매점(3.0%), 면세점(4.1%), 편의점(1.4%)에선 늘었다.
설비투자도 5.1% 감소했다. 지난해 5월(-5.7%)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4.3%)와 선박 등 운송장비(-7.5%) 투자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1.3으로 전월과 같았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하락해 102.4로 집계됐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7월 14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데 이어 2개월째 내렸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생산과 지출이 전월보다 약화하면서 지난달에 이어 경기 회복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라며 “코로나19로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회복세가 둔화한 측면이 있고, 지난달 지표 수준이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기재부는 “코로나 4차 확산 영향으로 주요 지표가 전월보다 둔화했다”면서도 “숙박·음식 등 대면서비스업 감소 폭이 완화되고, 카드매출액 등 속보지표도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8월 카드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7.2% 증가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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