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엑스포는 늘 기술문명 변화의 발화점이었다”

등록 2021-10-05 14:26수정 2021-10-06 02:36

[인터뷰] 김영주 2030부산엑스포 유치위원장
김영주 ‘2030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위원장. <한겨레> 자료 사진
김영주 ‘2030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위원장. <한겨레> 자료 사진

디지털 시대, 코로나 이후 얼굴을 맞대는 박람회는 어떤 의미일까? 세계박람회(엑스포)는 여전히 ‘경제·문화 올림픽’이란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2030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영주 전 무역협회 회장의 답은 “그렇다”는 쪽이다. 김 위원장은 5일 <한겨레>와 한 전화인터뷰에서 “디지털 시대라 하고, ‘줌’(ZOOM)이 도입되고 있지만,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 비전에 접하는 건 대면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 산업부 장관, 한국무역협회장을 지냈으며 지난 6월 부산엑스포 유치위원장을 맡았다. 유치위는 지난달 29일 서울 광화문 디타워 14층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본격 유치 활동에 들어갔다.

김 위원장은 “과거부터 문명이 바뀌는 건 늘 엑스포에서 발화했다”고 말했다. “전화, 컴퓨터 같은 각 시대 새로운 기술, 제품이 엑스포를 통해 소개됐고, 앞으로 인류의 기술이 어떻게 바뀌느냐도 엑스포를 통해 논의될 것이다. 세계 유수 기업들이 자기의 비전을 얘기하고, ‘우리는 미래를 바라보는 기업’이라고 내세우는 자리다.”

2030년 국제박람회기구(BIE) ‘등록’ 엑스포 개최를 위한 신청은 이달 말 마감된다. 러시아 모스크바에 이어 부산이 신청서를 이미 제출했고, 이탈리아 로마가 유치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도 유치전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위원장은 “여러 나라들이 치열한 유치전에 나서고 있는 게 엑스포의 필요성을 반영한다”며 “아이시티(ICT·정보통신기술)가 발달한 나라인 것을 활용해 온라인 확산 추세도 적극 반영하는 전시회를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국제박람회기구는 내년 현지 실사를 거쳐 2023년 회원국 투표로 개최지를 뽑는다. 부산 유치에 성공하면 한국에서 열리는 첫 등록 엑스포이다. 1993년 대전, 2012년 여수 엑스포는 중간중간 열리는 ‘인정’ 엑스포였다. 5년마다 열리는 등록 엑스포에선 전시 기간이 6개월로 길다. 또 개최국은 터만 제공하고 참가국이 자비로 국가관을 짓는다. 2020년 엑스포는 코로나19 탓에 한 해 미뤄져 이달 1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막했다. 2025년 엑스포 개최지는 일본 오사카로 정해져 있다.

김 위원장은 부산 유치 가능성에 대해 “러시아가 일찌감치(지난 4월) 신청서를 내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데다, 이탈리아도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며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러시아는 이미 몇 차례 고배를 마신 바 있어 “결기가 대단하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한국에 견줘 기업들의 해외 네트워크가 성긴 것은 상대적 약점으로 꼽았다.

김 위원장은 “북미, 남미, 유럽, 아프리카 할 것 없이 170개국 회원국 모두 동등하게 한표를 행사하는 선정 방식”이라며 “전 세계를 무대로 뛰는 기업들이 역할을 해주면 유리한 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치위에는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이동우 롯데지주 사장 등 10대 그룹 기업인들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세계 최대 정보통신·가전 전시회인) 시이에스(CES)가 나흘 동안 열리는 데 비해 (등록) 엑스포는 6개월간 이어진다”며 “각 나라, 유수 기업들이 자기 돈을 들여 국가관, 기업관을 만들어 비전을 제시하게 되고, 해당 기업들은 그에 따라 큰 혜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엑스포에서 선보이는 새 제품, 발명품은 세월이 흘러가면서 전 세계로 확산된다. 또 2030년 이후 기후변화 같은 주요 의제에 대한 세미나가 열리고,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토의가 이뤄진다. 선도 국가, 선도 기업 역할을 해나갈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제조 기술 중심의 산업 국가들은 특히 엑스포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더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행사가 오랜 기간 열리면서 기업들을 널리 알릴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국격이 높아질 것이다. ‘삼성 메이드(made)’ 그 자체가 크레딧(신용도)이 되듯 ‘한국 메이드’의 크레딧이 훨씬 높아지면서 엑스포에 참여하지 않는 기업들에도 혜택이 돌아간다.” 김 위원장은 부산 지역에서 열리면 여기에 아울러 “지역 균형 발전에 큰 획을 그을 정도로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