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 기준 지급 조건이 달성됐거나 만기가 됐는데도 주인이 찾아가지 않아 쌓여있는 보험금이 12조4000억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에서는 초저금리 국면에서 계약자들이 ‘재테크’ 목적으로 보험금 수령을 미루는 경우가 상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생명보험협회를 통해 받아 6일 공개한 ‘숨은 내보험 찾아주기 실적’ 자료를 보면 올해 8월 기준 계약자가 찾아가지 않은 보험금은 12조3971억원(4979건)이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찾아낸 이러한 보험금에는 보험 계약 기간 중 특정 시기나 조건이 만족되면 지급하는 중도보험금, 보험 계약 만기가 온 뒤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인 만기보험금, 보험금 소멸시효가 완성됐지만 계약자가 찾아가지 않은 휴면보험이 모두 포함돼 있다. 금융위원회와 보험업계는 2017년 말부터 보험가입내역과 숨은 보험금 금액을 통합 조회할 수 있는 ‘내보험찾아줌’(cont.insure.or.kr) 누리집을 열어 운영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찾아낸 숨은 보험금 금액은 2017년 12월부터 현재까지 3년 반 동안 모두 40조2964억원(2만1212건)이다.
2017년 12월부터 현재 시점까지 3년 반 동안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찾아내 알렸지만 계약자가 찾아가지 않은 보험금 중 중도보험금이 모두 8조7303억원(2728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만기보험금 3조430억원(382건), 휴면보험금 6238억원(1870건) 순이었다. 중도보험금이나 만기보험금에 대한 이자는 약관에 따라 제공되지만 휴면보험금에는 이자가 제공되지 않는다.
계약자들이 이러한 보험금이 있다는 통지를 받고도 찾아가지 않는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초저금리 상황에서 고객들이 일종의 ‘재테크’ 목적으로 보험금을 그대로 두는 경우가 상당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부 보험 상품의 경우 보험금을 추가로 예치할 경우 이자율이 높아지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잘 몰라서 못 찾아가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금리 시대에 은행보다 이자율이 높다고 판단해 그대로 두는 경우도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휴면보험금의 경우 이자가 제공되지 않으니 바로 찾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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