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 4대 기술기업(이른바 빅4)의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구글, 애플 등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19곳이 지난해 낸 법인세가 1539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한 곳이 낸 법인세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6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19개 주요 글로벌 정보통신기업이 지난해 부담한 법인세는 1539억원이었다. 19개 기업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에이티앤티(AT&T),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스, 에스에이피(SAP), 페이팔, 퀄컴, 휴렛팩커드(HP), 넷플릭스, 브이엠웨어(VMware), 어도비, 이베이, 오라클, 알리바바, 디즈니, 시스코 등이다. 이들 기업이 낸 법인세는 네이버의 3분의1 수준이었다. 네이버는 지난해 4303억원의 법인세를 냈다.
특히 구글의 법인세 회피 규모가 수천억원이라고 주장했다. 용혜원 의원실이 구글의 회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5∼2020년 국내에서 올린 영업이익은 총 3조1천억원으로, 법인세는 7849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지난해에만 1조64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2823억원의 법인세를 내야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는 영업이익 156억원을 신고해 97억원만 냈다. 만약 조세 회피가 없었다만, 삼성전자, 네이버, 포스코, 케이티앤지(KT&G),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등에 이어 법인세 납부 상위 7위 기업이 된다.
용혜원 의원은 “글로벌 정보기술 기업의 세금 회피를 막으려면 국내법 개정과 국제적 노력이 동시에 필요한데 정부와 국회는 두 영역 모두에서 문제 해결에 실패하고 있다”며 “최근 논의되는 디지털세 협정도 이들 기업의 세금 회피에 맞서기엔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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