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 인상이냐, 한 차례 쉬고 11월 인상이냐’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한 한국은행의 다음 행보를 두고 금융시장의 전망이 엇갈린다. 한은의 통화정책 정상화 의지가 강한 만큼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이견이 별로 없다. 문제는 인상 시점이다. 올해 두 차례(10월, 11월) 남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가운데 언제가 디(D)-데이가 될 것이냐다.
한은은 오는 12일 10월 금통위를 개최한다. 앞서 한은은 지난 8월 금통위에서 코로나19로 연 0.50% 역대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던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이 그동안 발표한 내용을 고려하면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큰 편이다.
한은은 현재 금리 수준이 여전히 낮다고 본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금리는 1.25%였다. 한 번의 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 및 자산시장 과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8월 금리 인상 후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했지만, 지금 수준은 여전히 완화적이다”며 “추가 금리 조정 시기는 서두르지도, 지체하지도 않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도 이어지는 경기 회복세, 높아지는 물가 상승 압력 등의 경제 환경도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에 힘을 싣는다.
관심은 시기다. 한은이 이번 회의에서 곧바로 0.25%포인트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2007년 7~8월 이후 14년 만에 연속해서 금리를 인상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한은이 11월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속적인 금리 인상은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정책 효과를 보면서 금리를 올리기 위해서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특히 최근 몇 주간 전 세계 금융시장은 인플레이션과 미국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공포 등으로 매우 불안한 모습이다. 우리나라 코스피지수도 3000선이 무너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1월2~3일(현지시각) 열린다. 올해 마지막 한은 금통위는 11월25일 개최된다. 한은이 국내외 금융시장 혼란을 고려할 경우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등의 일정을 확인한 후 추가 금리 인상을 결정할 수 있다. 아울러 11월 금리 인상은 우리나라 정부의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상황도 반영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시장 전문가들은 10월보다 11월 금리 인상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7일 채권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100명)의 87%가 10월 금리 동결을 예측했다. 금투협은 “금융불균형 심화로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지만, 불확실한 대외 여건과 8월 금리 인상에 따른 정책 효과 관망 등으로 10월에는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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