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을 앞뒀거나 이미 졸업한 청년층 10명 중 6~7명꼴로 구직 활동을 사실상 접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 문이 극도로 좁아져 있는 현실을 반영하는 결과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전국 4년제 대학 3~4학년 재학생 및 졸업생 2713명을 대상으로 8~9월에 걸쳐 실시해 12일 내놓은 ‘취업 인식도 조사’ 결과를 보면, 65.3%는 사실상 구직 단념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구직 단념 비중은 구직 활동 실태 응답 중 ‘거의 안 함’(33.7%), ‘의례적으로 하고 있음’(23.2%), ‘쉬고 있음’(8.4%)을 합한 수치다.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하고 있다’는 응답은 9.6%였다.
한경연의 취업 인식도 조사는 지난 2016년부터 대학교육협의회와 공동으로 매년 실시되고 있으며, 구직 단념 관련 항목은 올해 조사에서 새로 추가됐다. 이 조사에서 ‘졸업생’은 각 대학교 취업(일자리)정보센터에 등록된 이들을 말한다.
구직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이유로 ‘자신의 역량, 기술, 지식 등이 부족해 더 준비하기 위해’라는 답이 64.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공 또는 관심 분야의 일자리가 부족해서’ 10.7%, ‘구직 활동을 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거 같아서’ 7.6%, ‘적합한 임금수준이나 근로조건을 갖춘 일자리가 부족해서’ 4.8%였다. 기타(9.6%) 의견으로는 ‘진로 미확정’이었다.
한경연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취업 경쟁 속에서 청년들이 취업 가능성을 낮게 진단하고 구직 자신감을 잃고 있다”며 “이는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을 늦추고 미래의 성장 동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풀이했다.
지난해와 비교한 대졸 신규채용 환경에 대해 58.6%가 ‘어렵다’고 답했다. ‘비슷하다’(21.3%)의 2.8배, ‘좋다’는 응답(2.0%)의 29.3배에 이른다. 반기별 취업 난이도 전망에서는 42.7%가 올해 하반기 취업 환경이 하반기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반기보다 좋다’는 응답은 2.6%에 지나지 않았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실물경기 회복이 불확실해진 탓으로 풀이된다.
취업준비 과정의 어려움으로는 ‘채용기회 감소로 인한 입사경쟁 심화’(29.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체험형 인턴 등 실무경험 기회 확보 어려움’ 23.9%, ‘불안함, 우울함, 자존감 하락 등 심리적 위축 가중’ 18.2%, ‘단기 일자리 감소 등 취업준비의 경제적 부담 증가’ 16.2% 순이었다.
올해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하고 있는 대학생들은 평균 6.2회 입사지원을 했고, 이 중 선류전형 합격 횟수는 평균 1.6회로 서류전형 합격률이 평균 25.8%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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