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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진보 학자들 “선진국보다 낮은 보유세 높여야” …윤석열·홍준표 ‘보유·양도세 인하’ 공약에 반대

등록 2021-10-28 10:26수정 2021-10-28 15:04

29일 서울사회경제연구소 ‘부동산 심포지엄’
이재명 후보의 ‘국토보유세’ 신설과 일맥상통
선진국보다 높은 거래세는 인하 제안
“기본·청년원가·쿼터주택 공급물량 한계”
전체 무주택자의 주거비용 안정화 필요
“집값 안정은 2022년 공급 실현 이후”
서울지역 아파트 전경. <한겨레> 자료 사진
서울지역 아파트 전경. <한겨레> 자료 사진
내년 3월 대통령선거에서 부동산 정책이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차기정부는 선진국보다 낮은 보유세는 높이고, 선진국보다 높은 거래세는 낮춰야 한다는 경제학자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최근 국민의힘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보유세·양도세 인하를, 홍준표 의원이 종부세 폐지와 1주택자 양도세 인하를 각각 공약으로 내놓은 것과 배치된다 .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국토보유세 신설을 공약했다.

진보성향인 학현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의 제자그룹이 주축인 서울사회경제연구소(이사장 강철규·소장 장세진)와 한국경제발전학회(회장 김진일)가 29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부동산정책, 어디로 가야 하나’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리 작성한 ‘부동산 보유세 부담 국제비교 및 시사점’ 주제발표문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 비율은 2019년 기준 한국이 0.9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평균 1.06%보다 낮고, 보유세 실효세율(부동산 보유세액÷민간 부동산 자산총액)도 한국이 0.17%로 오이시디 15개국 평균 0.3%보다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0년 이후 보유세가 올랐지만 집값 급등으로 실효세율이 높아지지 않아 한국의 보유세 부담이 오이시디보다 작은 것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오이시디는 자산·소득의 불평등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어렵게 한다는 이유로 보유세 강화를 권한다”면서 “향후 세제개편 때 보유세는 점진적으로 높이고, 국제수준보다 높은 거래세는 낮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사회경제연구소와 한국경제발전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부동산정첵 심포지엄 초청장
서울사회경제연구소와 한국경제발전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부동산정첵 심포지엄 초청장
이선화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도 ‘부동산 보유세제 개편의 쟁점과 기본방향’에서 “정부가 보유세를 집값안정 수단으로 사용하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도 “보유세 평균 세부담을 점진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의견을 같이했다.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교수도 ‘불평등 시대 부동산 정책의 방향’에서 “엘에이치(LH)와 대장동 사건이 보여주듯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불로소득의 차단·환수에 둬야 한다”면서 “토지보유세·양도세·개발부담금제 강화라는 ‘삼중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대학원장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정책의 경제적 평가와 부동산정책 설계’에서 “공공임대 확대,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등은 기존 자유주의적 주거체계를 사회민주주의적 유럽식으로 전환하려는 것으로 성과도 있었지만, 집값·전셋값 폭등과 주택공급 부족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대안으로 무주택자와 생애최초구입자 중심의 내 집 마련 주택공급과 자가보유율 제고, 서울수도권의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 대도시권의 우량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제안했다. 이 원장은 “이재명의 ‘기본주택’, 윤석열의 ‘청년원가주택’, 홍준표의 ‘쿼터아파트’는 모두 주택을 싸게 분양 또는 임대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면서 “하지만 공급계획에 구체성이 부족하고, 설령 약속이 이행돼도 한정된 물량으로 전체 부동산시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부동산 정책은 장기적 안목과 일관성을 갖고 전체 주거체제와 시장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세훈 상명대 교수와 한상범 경기대 교수는 ‘공공임대주택제도 개혁방안’에서 “현재의 공공주택 제도는 너무 복잡하고, 혜택을 보는 일부 무주택자는 큰 이익을 얻지만 사회 전체로는 집값이 불안정하고 나머지 대다수 무주택자는 박탈감을 느낀다”면서 “반값아파트 분양같이 소수 무주택자에게 혜택을 집중하는 데에서 벗어나 대다수 무주택자의 주거비용을 안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재명 전 지사는 무주택자면 누구나 역세권 등 좋은 위치에서 3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는 기본주택을 100만가구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건설 원가의 20%만 있으면 먼저 분양받고, 최초 분양자는 5년 뒤 주택을 최초 분양가보다 높은 가격에 국가에 되팔 수 있는 청년원가주택을 30만가구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홍준표 의원은 토지를 국가가 보유하고, 주택을 4분의 1 가격으로 공급하는 쿼터아파트를 약속했다.

나원준 경북대 교수는 ‘금융불균형과 가계부문 건전성 관리’에서 “민간의 부채비율이 많이 상승한 것은 주택가격 상승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 “금융 불균형과 가계부채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차주 단위(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조기 도입 등 거시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다만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여 신용위험의 급격한 확대와 시장 경착륙을 막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는 지난 26일 차주 단위 디에스알 2단계 규제를 6개월 앞당겨 내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한국개발연구원 송인호 경제전략연구부장과 이관건 전문연구원은 ‘주택시장 진단 및 전망’에서 “거시경제 여건상 추가적인 불안 요인은 크지 않으나, 당분간 주택공급 부진이 이어진다면 주택가격이 단기적으로 안정되기는 쉽지 않다”면서 “고평가된 현재의 주택시장이 안정되는 시점은 주택공급 물량이 실제 실현되는 2022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곽정수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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