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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파생상품 TRS 통한 편법 지배력 확장, 덜미 잡힐까

등록 2021-11-15 18:43수정 2021-11-16 02:07

최태원 SK 회장. SK 제공
최태원 SK 회장. SK 제공

채무보증 제한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파생상품을 겨냥한 제도 개선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신용 공여 성격이 강해 시스템 리스크를 악화시키는 거래를 겨눈 ‘핀포인트’ 규제가 비중 있게 거론된다. 총수익스와프(TRS) 같은 상품이 재벌그룹의 지배력 확장에도 악용되고 있는 만큼 발빠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은 15일 법·경제분석그룹(LEG) 최종발표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상훈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채무보증과 유사한 성격을 띠는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금융기관의 여신에 대한 보증만 ‘채무보증’으로 본다. 이 때문에 상호출자 제한 기업집단도 금융기관 여신이 아닌 자금보충약정이나 총수익스와프 등을 이용해 계열사 신용을 보강해줄 수 있다. 자금보충약정은 회사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다른 회사가 돈을 빌려주거나 출자하기로 하는 계약이다. 총수익스와프는 매도인이 자신의 이름으로 주식이나 채권 등을 매입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손익은 매수인이 정산해주는 파생상품이다.

이런 거래 중에는 지배력 확장에 이용된 사례도 적지 않다. 기업들이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인수금융이 대표적 사례다. 웅진홀딩스는 2011년 서울상호저축은행의 지분 인수에 필요한 자금 700억원을 대출받기 위해 자금보충약정을 활용했다. 전북은행과 하나캐피탈이 특수목적법인(SPC) JHW를 거쳐 웅진캐피탈에 대출을 해주고, 웅진홀딩스는 JHW와 자금보충약정을 맺은 것이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실질적으로 돈을 빌린 쪽이 JHW가 아닌 웅진캐피탈인 만큼, 이런 거래가 채무보증 제한 제도를 회피하기 위한 탈법행위라고 봤다. 공정거래법은 채무보증 제한 제도 등을 면탈하려는 행위를 ‘탈법행위’로 규정하고 금지하고 있다.

총수익스와프도 마찬가지다. SK실트론 인수 과정이 한 예다. 당시 실트론 주식을 사들인 특수목적법인들은 이 주식에 대한 총수익스와프 계약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맺었다. 특수목적법인에서 주식 매입을 위해 빌린 자금에 대한 상환 의무의 이행을 최 회장이 사실상 담보해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교수는 “총수익스와프의 기초자산이 대출채권이 아닌 주식인 경우에도 채무보증과 유사한 기능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제도를 개선하는 데 있어서는 정밀성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파생상품이어도 유형별로 손익 분배 등의 형태가 다를 뿐만 아니라, 핀셋 규제는 풍선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또 자금보충약정의 경우 대부분 프로젝트 금융(PF)에서 나타나는데, 이 중 일부는 경제력 집중과 큰 연관이 없을 수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신용 공여 성격이 강한 파생상품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날 이상훈 교수도 채무보증과 유사한 파생상품을 포괄할 수 있는 신용 공여 개념을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토론에 참여한 성경제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신용 공여·보강의 효과가 있는 거래나 계열사 간 계약을 통해 신용 획득에서 우위를 점하는 거래(가 문제)”라며 “이런 거래를 통해 경제력 집중 폐해가 강화되고 기업집단 전체의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지는 현상이 규제의 핀포인트 대상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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