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9월 저소득층의 식료품 소비와 이자 부담이 크게 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와 금리가 동반 상승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물가와 금리가 더 오를 여지가 커 취약계층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17만8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늘었다. 고소득층인 5분위(상위 20%) 가구의 소비지출 증가율(4.3%)에 견줘 2.3%포인트 더 높다.
1분위 가구가 더 높은 소비지출 증가율을 보인 데는 식료품·비주류음료(7.2%)와 교통(6.6%) 지출이 크게 늘어서다. 통계청 관계자는 “3분기에 농식품은 물론 국제유가 상승으로 공산품 물가도 오르면서 1분위의 해당 분야의 소비가 늘었다”고 말했다. 저소득층은 고소득층에 견줘 필수 소비재의 지출 비중이 높은 터라 총소비액이 물가에 좀더 영향을 받는다. 실제 1분위 가구의 식료품·비주류 음료의 지출 비중은 23.7%로 5분위(14.2%)에 견줘 1.7배가까이 더 높다.
이런 추세는 이어질 수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2%에 이르는 등 물가 상승폭이 더 커지고 있어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높은 물가 오름폭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취약계층 지원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자비용도 저소득층에서 더 늘었다. 지난 3분기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이자비용은 2만4031원으로 한 해 전보다 30.3% 늘었다. 같은 기간 5분위의 이자비용 지출액 증가율은 1.8%에 그쳤다. 코로나19로 곤란에 빠진 저소득층이 생계형 대출을 늘렸고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도 탓에 금리 인상기에 더 높은 금리를 물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1분위는 이자비용이 절대적으로 적어 변동성이 크다”면서도 “최근 1분위에 젊은층이 늘어 대출도 늘었고 금리 인상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만 말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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