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생산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13년 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이 ‘수입물가→생산자물가→소비자물가’로 연쇄 파급되는 흐름이 가속화하고 있다.
19일 한국은행은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가 112.21(2005년=100)로 7개월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발표했다. 생산자물가는 한달 새 0.8% 올라 12개월 연속으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1년 전과 견준 상승률은 8.9%에 달해 2008년 10월(10.8%) 이후 가장 높았다.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품이 공급 증가로 전월보다 4.7% 내렸지만, 가중치가 큰 공산품이 1.8% 상승해 생산자물가를 밀어올렸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탄·석유제품이 12.6% 급등했다. 경유(17.4%)와 나프타(12.4%)의 오름폭이 전월보다 커졌다. 제1차금속제품도 2.5% 오르면서 공산품은 17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전력과 가스·증기는 2.9% 상승했다. 특수분류별로도 식료품(-2.4%)과 신선식품(-8.3%)은 하락했지만 에너지는 6.6% 올랐다.
수입품까지 포함한 국내공급물가지수는 한달 전보다 1.4% 올랐고 1년 전보다는 14% 상승했다. 원재료의 경우 국내 출하가격은 내렸지만 수입가격이 올라 전월보다 3.9% 상승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를 거쳐 한달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상승을 유발한다. 기업들이 높아진 원가부담을 제품가격에 전가하기 때문이다. 10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2% 올라 9년9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앞서 9월 생산자물가는 7.6%(전년 동월 대비) 올라 10년5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수입물가 상승률도 9월 26.6%(전년 동월 대비)에 이어 10월엔 35.8%로 13년만에 최대였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9월과 10월에 각각 6.59%, 8.76% 올랐다. 다만 11월 들어 두바이유 가격은 1.89%(17일 기준) 하락 중이다. 최진만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이달에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둔화해 생산자물가 상승폭이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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