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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미 연방거래위, 엔비디아-ARM ‘반도체 공룡’ 탄생에 제동

등록 2021-12-03 11:45수정 2021-12-03 11:5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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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쟁당국이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제동을 걸었다. 반도체 분야의 역대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에 ‘노란불’이 켜진 것이다. 이는 그동안 미국이 유보적 입장을 보여온 수직결합을 문제삼은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엔비디아(Nvidia)의 ARM 인수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2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번 기업결합에 대한 심사를 마친 건 전세계 경쟁당국 중 미국이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미국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업체 엔비디아는 영국 반도체 설계 업체 ARM을 400억달러(약 47조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연방거래위원회는 이번 기업결합을 막지 않으면 엔비디아의 경쟁 업체들이 약화될 것이라고 본다. ARM은 중앙처리장치(CPU)의 기능을 하나의 칩으로 압축한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설계하는데, 그동안 엔비디아를 포함한 모든 반도체 제조 업체들과 똑같은 조건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왔다. 중립국이란 의미에서 반도체 업계의 ‘스위스’라고 불릴 정도였다는 게 연방거래위원회의 설명이다.

문제는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면 경쟁 업체들에 설계 라이선스를 내주지 않을 유인이 생긴다는 점이다. 라이선스 체결 과정에서 경쟁 업체들의 민감한 정보가 엔비디아로 흘러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연방거래위원회는 특히 자동차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데이터 센터에 쓰이는 데이터처리장치(DPU), 클라우드 컴퓨팅에 쓰이는 중앙처리장치 등 3개 시장에서 문제가 클 것으로 본다. 미국 퀄컴과 테슬라 등도 이런 이유를 들어 기업결합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당국에 제출한 바 있다.

이번 소송은 수직결합을 문제삼은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수직결합은 부품 업체와 완제품 업체처럼 생산 공정상 관계가 있는 기업 간의 결합을 가리킨다. 효율성이 증대되는 긍정적 효과가 있는 반면 해당 부품 업체와 다른 완제품 업체 간 거래가 차단되는 등 봉쇄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미국 경쟁당국은 수직결합의 경우 효율성 개선 효과가 더 크기 때문에 제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변화가 감지된 건 비교적 최근이다. 연방거래위원회는 지난 9월 기존의 입장을 담은 ‘수직형 기업결합 심사지침’에 대한 승인을 철회했다. 엔비디아에 대한 제동도 일종의 경고장으로 풀이되는 분위기다. 위원회는 “이번 소송은 우리가 위법한 수직결합으로부터 중요한 인프라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공격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강한 시그널”이라고 했다.

연방거래위원회는 이번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유럽연합(EU)·영국·일본·한국 경쟁당국과 긴밀하게 협의했다고도 밝혔다. 영국 경쟁시장국(CMA)과는 매주 화상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한 다른 경쟁당국에서는 아직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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