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온라인쇼핑몰이 받아간 수수료가 1년 전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비대면 유통 시장에서 납품업체들의 부담이 커진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6대 유통업태의 주요 브랜드 34개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6대 유통업태란 백화점과 TV 홈쇼핑,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아울렛·복합쇼핑몰, 편의점을 가리킨다. 공정위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이들 업체의 판매수수료율과 거래 방식 등의 실태를 분석했다. 단순히 거래 중개만 하는 오픈마켓은 대규모유통업법에서 규율하지 않기 때문에 제외됐다. 카카오 선물하기와 마켓컬리는 이번에 처음으로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판매수수료율은 대부분 하락했으나 유일하게 온라인쇼핑몰에서 상승했다. 판매수수료율은 1년 동안 유통업체가 납품·입점업체로부터 받은 수수료와 추가 비용을 합쳐 이를 상품 판매 총액으로 나눈 값이다. 이 비율이 오르면 납품업체의 부담이 더 커진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온라인쇼핑몰의 경우 2018년 10.8%에서 2019년 9.0%로 하락했다가 지난해 다시 10.7%로 올랐다.
온라인쇼핑몰 업체별로 살펴보면 쿠팡의 상승폭이 가장 컸다. 쿠팡의 실질수수료율은 2019년 18.3%에서 지난해 31.2%로 올랐다. 조사 대상인 업체 5곳 중 실질수수료율이 제일 높다. 카카오 선물하기는 14.0%로 쿠팡의 뒤를 이었다. 쓱닷컴(SSG.COM)과 롯데아이몰, GS숍(GS SHOP)은 모두 8∼9%대였다.
다만 쿠팡의 경우 수수료율을 산정할 수 있는 특약매입 등의 비중이 전체 거래 금액의 0.9%에 불과했다. 특약매입은 유통업체가 반품조건부로 상품을 외상 매입해 판 뒤 판매수수료를 공제한 상품대금을 지급하는 거래다. 쿠팡의 거래액 중 나머지 99.1%는 모두 수수료 개념이 없는 직매입 거래였다. 박기흥 공정위 유통거래과장은 “특약매입 비중이 워낙 적어 이 수치만으로 판단하긴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쿠팡의 특약매입 거래 금액이 900억원을 넘고 업체 수도 900곳이 넘기 때문에 중요도가 낮지 않다고 봤다”고 말했다.
전체 거래액 대비 납품·입점업체가 부담한 추가 비용의 비중도 대체로 늘었다. 추가 비용은 계약서상 수수료 외에 납품·입점 업체가 부담하는 판매촉진비, 물류배송비, 서버이용비 등을 가리킨다. 온라인쇼핑몰의 경우 2019년 3.5%에서 지난해 4.9%로 늘었는데, 모든 유통업태 중에서 증가폭이 가장 컸다. 쿠팡과 카카오는 계약서상 수수료율보다 실질수수료율이 더 높았다. 이는 그만큼 판매촉진비 등 추가 비용을 납품업체들에 많이 부담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는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의 비중이 늘면서 납품업체에 대한 온라인쇼핑몰의 협상력이 커진 결과로 보인다. 공정위는 납품업체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내년 온라인쇼핑몰과 TV 홈쇼핑 분야의 표준거래계약서를 개정하기로 했다. 새 표준거래계약서에는 판매촉진비 분담 기준을 좀 더 명확히 하는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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