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쟁당국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불허할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로이터> 보도를 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해 기업결합 금지 명령을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경쟁제한에 대한 우려를 가라앉힐 만한 시정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거부한 이후 유럽연합의 ‘거부권’ 행사를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대중공업은 마감 기한인 지난 7일까지도 유럽연합에 시정방안을 제출하지 않았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제도는 기업이 스스로 제출한 시정방안을 토대로 운영된다. 회사가 시정방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당국이 일방적으로 시정조치를 부과할 수 없다. 이에 집행위는 제출받은 시정방안을 검토한 뒤 조건부 승인 등을 내주는 식으로 진행한다. 다만 회사가 시정방안을 내지 않거나 제출한 시정방안이 경쟁제한성을 해소하기에 불충분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유럽연합이 금지 명령을 부과할 수도 있다.
유럽을 포함한 전세계 주요 경쟁당국은 특히 LNG 운반선 시장의 독과점 심화를 우려해왔다. 이번 기업결합이 이뤄지면 기존의 3강 체제가 2강 체제로 재편된다는 것이다. 이 우려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분 매각 등 구조적 조치가 포함돼야 하나, 현대중공업은 구조적 조치는 선택지가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 시정방안을 아예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9년 3월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유럽연합 집행위는 같은 해 말 심사에 착수했으나 코로나19 등의 요인으로 수차례 연기한 바 있다. 이번에 최종적으로 금지 명령을 내리면 이는 2019년 이후 집행위의 첫 금지 명령이 된다. 2019년 집행위는 기업결합 3건에 금지 명령을 부과했는데, 모두 기업이 시정방안을 제출했으나 집행위에서 불충분하다고 판단한 경우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건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심사가 진행 중이다.
현대중공업 쪽은 “조선시장은 단순 점유율로만 지배력을 평가하기가 불가하고 특정 업체의 독점이 어려운 구조이므로 승인이 타당하다고 판단되며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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