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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두 달 전국 돌며 ‘농산어촌 개벽’ 향한 뜨거운 열망 느꼈죠”

등록 2021-12-19 19:02수정 2021-12-20 02:30

[짬] 농산어촌 개벽대행진 이끈 박진도 위원장

박진도 국민총행복과 농산어촌 개벽 대행진 전국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이 15일 오후 강원도 춘천에 있는 강원도농업인회관에서 열린 ‘춘천민회’에 앞서 잠시 마스크를 벗고 사진을 찍고 있다. 박수혁 기자
박진도 국민총행복과 농산어촌 개벽 대행진 전국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이 15일 오후 강원도 춘천에 있는 강원도농업인회관에서 열린 ‘춘천민회’에 앞서 잠시 마스크를 벗고 사진을 찍고 있다. 박수혁 기자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은 농산어촌 살리기에서 시작됩니다.”

지난 15일 오후 강원도 춘천에 있는 강원도청 앞에 농민과 시민 등 50여명이 모였다. 참가자들은 저마다 손팻말을 쓰고 ‘농사짓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먹을거리 위기에 대응하는 농촌으로’, ‘농산어촌 주민의 행복권 보장!’ 등 문구가 적힌 만장을 들고 도청 앞에서 시작해 춘천시청 앞까지 도보 행진을 했다.

이어 강원도농업인회관으로 옮겨 ‘춘천민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선 기후위기와 먹을거리 위기 등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뒤 이들의 결의를 담은 ‘강원선언문’을 낭독했다. 지난 10월26일 땅끝마을인 전남 해남에서 시작해 8개도 18개 시·군에서 펼쳐진 ‘농산어촌 개벽 대행진’이 강원도를 끝으로 일정을 마무리한 것이다. 이날 춘천민회 현장에서 도올 김용옥과 함께 ‘국민총행복과 농산어촌 개벽 대행진 전국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박진도(70) 충남대 명예교수를 만났다. 경제학자인 박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초대 농어업·농어촌특별대책위원회 위원장을 지냈으며, 현재 국민총행복전환포럼 이사장, 지역재단 상임고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두 달 가까이 전국을 돌며 투기를 위한 농지 전용 문제와 산업폐기물·태양광·송전탑으로 인한 갈등 등과 같은 농촌 현실을 목격했다. 또 농산어촌 개벽을 바라는 민초들의 뜨거운 열망도 가슴으로 느꼈고, 지혜도 배웠다. 대행진은 이것이 국가 정책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한목소리로 촉구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국민총행복과 농산어촌 개벽 대행진 전국추진위원회는 기후위기·먹을거리 위기·지역위기의 시대에 국민 모두의 행복과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3농(농어민·농어업·농어촌)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보고, 이를 사회적으로 공론화해 주요 정책으로 의제화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10월 8일 출범했다. 발기인으로 박 위원장과 도올을 비롯해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 불교계 원로 도법스님,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상임대표 안영배 신부, 박맹수 원광대 총장, 판화가 이철수 등 60여명이 동참했다. 인터넷으로 모집하는 대행진 추진위원에도 시민·농업·종교·학계·문화·예술 등 각계각층에서 1000여명이 참여했다.

10월26일 땅끝마을 해남서 출발해
지난 15일 강원 춘천에서 마무리
8도 18개 시·군 돌며 농촌 현실 목격

“대행진 토대로 정책 전환 촉구할 터
아이·어른 함께 사는 생태공동체 돼야
생산주의 농정 등 예산 돌리면 가능”

박 위원장이 추진위 결성을 주도한 것은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경제성장 위주의 삶의 양식과 사회경제 시스템을 하루빨리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코로나19로 우리 삶이 위협받고 있다. 이는 ‘경제는 무한히 성장하고, 경제가 성장하면 모든 것이 좋아질 것’이라는 성장주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강력한 경고다. 그동안 성장주의 탓에 삶에 가치 있는 것들을 너무 많이 잃어버렸다. 사회 발전 패러다임을 ‘경제성장’에서 인간의 보편적 열망인 ‘행복’과 ‘균형’으로 과감하게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민총생산(GNP)이 아니라 국민총행복(Gross National Happiness, GNH)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가 강조하는 국민총행복은 물질적 조건과 함께 교육과 환경, 건강, 문화, 공동체, 여가, 심리적 웰빙, 거버넌스(좋은 민주주의) 등 다양한 요소들의 균형 있는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국민총행복 증진을 위해 박 위원장이 주목하는 분야가 바로 ‘성장주의에 희생된 농업’이다. 그는 “아직 행복하지 않은 농촌 주민의 행복이 증진돼야 하며, 농촌이 아이·어른이 함께 살아가는 행복한 생태공동체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생산주의 농정과 지역 개발주의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며, 이에 기초해 농림어업과 농촌을 개벽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총행복 증진과 농산어촌 개벽을 위한 그의 주장은 3가지 제안과 5가지 해법인 ‘삼강오략’으로 요약된다. 3가지 제안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농촌, 먹을거리 위기에 대응하는 농촌, 지역위기에 대응하는 농촌이다. 이를 위해 농어촌 주민의 행복권 보장, 공익적 직접지불 확대, 먹을거리 기본법 제정, 농어촌 주민수당 지급, 농어촌 주민자치 실현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는 “농촌문제에 대한 올바른 해답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동안 수도권과 대도시 인구 집중이 날로 심화하고 있다. 우리는 농촌 살리기에 새롭고, 많은 예산을 요구하지 않는다. 생산주의 농정과 지역개발에 잘못 사용하고 있는 예산의 정비만으로도 필요한 재정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오는 21일 각 지역 추진위원과 함께 ‘전국회의’를 열어 지역행진을 평가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어 내년 1월19일 오후 2시 서울 한국언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서울 개벽 대행진’을 열 참이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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