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만 비상자금 확보
30~40대 이혼 경기에 민감
“잠재성장률 4%대” 분석도
30~40대 이혼 경기에 민감
“잠재성장률 4%대” 분석도
2006년 경제학 학술대회
55살 이상 노인가구 4가구 중 3가구가 소득이 중단되면, 한 달 이상 생활을 유지하기 힘들 것으로 분석됐다. 또 경기가 나빠지면, 30대 후반~40대 초반의 이혼율이 늘어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국경제학회는 40개 경제관련 학회와 함께 오는 16~17일 서울 성균관대에서 ‘2006 경제학 공동학술 대회’를 열어 ‘선진한국:비전과 과제, 글로벌 임밸런스(Global Imbalance)와 한국경제의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이런 내용이 포함된 280편의 논문을 발표한다고 15일 밝혔다. 또 이 총회에서는 정운찬 서울대 총장이 한국경제학회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다.
노인가구, 소득 끊기면 한 달 못 버텨=노인가구 중 고정적인 월소득이 끊겨도 생활할 수 있는 비상금을 한 달 이상 확보할 수 있는 가구는 2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우정, 배미경 계명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와 권상장 계명대 통상학과 교수가 발표할 ‘노인가계의 재정비율에 관한 연구’ 논문에서 가구주 연령이 55살 이상인 4824가구의 재무상태를 평가한 결과다. 논문을 보면, 55살 이상 노인가구의 36%는 매달 소득의 90% 이상을 생활비로 지출해 여유자금이 없고, 노인가구의 91%는 월소득 대비 보험 지출비중이 위험에 대비할만한 기준치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전 자산을 다 팔아도 부채를 갚지 못하는 노인가구가 18% 이상이어서, 5가구 가운데 1가구는 말년에도 빚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경기 나쁘면, 30~40대 이혼 늘어=추세적으로 경제성장률이 높으면 이혼율이 낮고, 성장률이 낮으면 이혼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특히 30~40대의 이혼율이 경기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이는 이홍재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혼율 추이의 거시경제 분석’ 논문에서 1980~2004년 우리나라의 이혼율과 경제성장률을 회귀분석한 결과에서 나왔다. 이에 비해 실업률과 이혼율 사이에는 뚜렷한 상관관계가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4년 국내 이혼건수는 14만건, 혼인건수는 31만건을 각각 기록해 혼인가구의 약 45%에 해당하는 가구가 헤어졌다. 30년 전인 지난 1975년에는 혼인(28만건) 대비 이혼건수(1만6천건) 비율이 5.7%였다.
아이 성적, 개인노력보다 학교·집안환경이 더 중요=이상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전문연구원은 ‘학교선택, 가구, 성실성, 면학분위기 그리고 학업성취도’ 논문에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개인의 성실성보다 어느 학교(8학군 등)에 다니느냐, 어떤 집안에서 자라느냐 등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이 조사에서 학업성취도는 학교, 가구, 개인의 성실성, 학내활동, 면학분위기 등의 차례로 나타났다. 학교선택과 가구는 성적을 3.6% 가량 변동시키고, 개인 노력은 1.5~1.6%, 면학분위기는 0.4~0.5%의 성적을 변화시키는 효과를 각각 보였다. 그러나 이 전문연구원은 능력이 높은 학생일수록 개인 성실성, 면학분위기 등에 견줘 집안, 학교 영향이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덧붙였다. 송태정 엘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잠재성장률 및 자연실업률 추정과 변화 추이 분석’ 논문에서 “지난 2004년 현재 잠재성장률이 4.2~4.3%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현재처럼 잠재 성장률을 5% 전후로 가정해 경제운용을 하면,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뜻이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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