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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현대차 총수일가 지분 29.99998%→19.99998%…글로비스 주식 매각에 공정위 고민

등록 2022-01-07 04:59수정 2022-01-07 08:50

‘특수관계인 지분 30%→20% 이상’
개정법 사익편취 기준 강화하자
규제 피할 ‘마법의 숫자’ 만들어
현대글로비스 내부거래 비중 높아
공정위 “새로운 사각지대 대책 검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그룹 제공
29.99998%→19.99998%.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부자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말부터 강화된 사익편취 규제를 간발의 차로 비켜가는 새로운 ‘마법의 숫자’가 등장한 탓이다. 공정위는 또 다시 ‘꼼수’가 발생했다고 보고 이런 기업들을 별도로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6일 공정위 설명을 들어보면, 공정위는 새로운 ‘사익편취 사각지대’ 범위를 설정해 집중 감시 대상으로 삼을지 검토 중이다. 앞서 공정위는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20% 이상 30% 미만인 상장사 등을 사익편취 사각지대로 규정하고 별도로 관리해왔다. 기존의 사각지대를 규제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된 후에는 사각지대 관리에 대한 뚜렷한 계획을 밝힌 적이 없다. 지난해 9월 성경제 기업집단정책과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사각지대 개념을 계속 가져갈 것인지는 개정 법에 대해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 게 전부다.

애초 공정위는 개정 법이 시행되면 사각지대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글로비스는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사례였다. 기존에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의 지분율은 총 29.99998%였다. 상장사 지분율 30%를 기준으로 하는 사익편취 규제를 피하면서도, 총수 일가가 최대한의 이득을 챙길 수 있는 최적의 지분율이었던 셈이다.

이번 매각으로 ‘19.99998%’라는 새로운 최적을 찾은 것이다. 지분을 사간 칼라일그룹은 주식 동반 매각을 청구할 권리(tag-along)와 이사 1인 지명권을 확보하는 등 정의선 회장과 공동보유 계약을 맺었다.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 조항은 특수관계인을 동일인과 그 친족으로 제한하고 있어, 이런 형태의 공동보유는 특수관계인 지분으로 합산되지 않는다.

공정위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특히 현대글로비스가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다. 2020년 기준 현대글로비스의 총 매출액 중에서 국내외 계열사를 통해 올린 매출의 비중은 69.7%에 이른다. 사실상 내부거래로 성장해 내부거래로 유지되고 있는 회사인 셈이다.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이런 ‘일감 몰아주기’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도 우려를 더하는 요인이다.

지분 매각으로 정의선 회장 쪽이 얻을 실익에 대해서는 시선이 엇갈린다. ‘일감 몰아주기’는 유리한 거래 조건에 일감을 주는 대가성 지원과, 상당한 규모의 물량을 몰아주는 규모성 지원으로 나뉜다. 사익편취 조항은 부당지원 조항으로 후자를 제재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에서 도입됐다. 현대글로비스도 규모성 지원에 해당할 확률이 높다.

다만 부당지원 조항으로 규모성 지원을 제재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부당지원 조항이 총수 일가의 지분율과 상관없이 적용되는 만큼, 정의선 회장의 지분 매각으로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부당지원 조항의 경우, 규모성 지원에 대한 공정위의 입증 부담이 더 크다는 시각도 있기는 하다”면서도 “실제 법 집행에 있어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지분 매각은 공정위의 집중 감시망을 비켜 가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공정위는 사익편취 규제 대상 기업의 내부거래 현황과 내역 등을 별도로 관리해왔다. 강도는 덜하지만 사익편취 사각지대 회사들도 공정위 감시 대상에 포함돼 있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결국 시장에서 새로운 사각지대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며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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