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할인 행사를 하면서 합의 없이 납품단가를 후려쳐 제재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납품단가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판매촉진비용 약 17억원을 납품업체에 전가한 등의 혐의(대규모유통업법 위반)로 홈플러스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24억1600만원 부과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에 문제된 사업부문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로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해당한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2017~2020년 납품업체와 약정하지 않은 가격 할인 행사를 실시하면서 납품단가를 인하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 판매 가격을 2000원에서 1500원으로 할인하는 동시에 해당 상품의 납품단가를 1000원에서 700원으로 깎는 식이었다. 결과적으로 할인 행사 비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납품업체가 부담한 셈이다. 홈플러스의 이런 행태로 인해 오뚜기와 유한킴벌리 등 납품업체 45곳이 피해를 봤다.
공정위는 홈플러스가 판매촉진 비용을 납품업체에 우회적으로 전가한 것으로 봤다. 통상적인 납품단가 인하 협상으로 포장됐지만 실질적으로는 판매촉진 비용 전가였다는 판단이다. 납품단가를 깎은 시점과 품목, 수량 등이 할인 행사와 일치한다는 점을 고려했다. 현행법상 대규모유통업자는 판매촉진 행사를 하기 전에 비용 부담에 대해 납품업체와 약정해야 한다. 홈플러스는 이런 약정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홈플러스는 납품업체와 맺은 계약의 서면을 뒤늦게 지급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86건의 계약에서 법에 정해진 기한보다 1∼72일 늦게 서면을 지급했다. 공정위는 최근 몇년간 홈플러스가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수차례 제재받은 점을 감안해 과징금을 가중해 산정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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