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배터리 제조업체 엘지(LG)에너지솔루션이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 직접 뛰어든다. 배터리를 납품하는 것을 넘어서 에너지저장장치를 설치·유지·보수하는 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다. 차량용 배터리에 비유하면 배터리 제조사가 완성차 시장에 진출하는 꼴이다.
엘지에너지솔루션(엘지엔솔)은 17일 일본 ‘엔이씨(NEC)코퍼레이션’의 자회사인 미국 ‘엔이씨(NEC)에너지솔루션’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엘지엔솔은 이 회사의 법인명을 엘지(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로 바꾸고, 이 회사를 통해 에너지저장장치 시스템 통합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에너지저장장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설비다. 낮 시간(태양광)이나 바람이 많이 불 때(풍력) 생산한 전력을 배터리에 저장해 두었다가 꺼내 쓰는 방식이다. 그간 엘지엔솔은 에너지저장장치 회사에 배터리를 납품했는데, 이번 인수를 통해 직접 에너지저장장치 사업에 나섰다.
엘지엔솔 측에 따르면, 엔이씨에너지솔루션은 호주·런던·브라질 등에서 에너지저장장치 구축 프로젝트를 140건 이상 수행했다. 2020년 매출액은 2400억원 규모다. 권영수 엘지엔솔 대표이사(부회장)는 “이번 인수를 통해 단순 배터리 공급을 넘어 고객별 요구사항에 특화된 이에스에스(ESS) 통합 솔루션 경쟁력까지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로 확산 중인 신재생에너지 확대 흐름에 따라 에너지저장장치 시장도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스엔이(SNE)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11GWh, 2020년 20GWh를 기록한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에는 302GWh까지 연평균 35% 성장할 전망이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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