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안 되는 앱 하단에 처박아 놓고서 광고비 겨우 몇만원 할인해주더군요.”(지난해 야놀자 규탄 기자회견)
앞으로는 숙박업주들이 숙박 앱에 광고비를 내면 앱 화면 중 어디에 숙소가 노출되는지 쉽게 알 수 있게 된다. 기존에 정해둔 노출 기준을 어기면 숙박 앱 쪽에 책임도 물을 수 있다. 수백만원에 이르는 광고비를 내고도 정확한 정보를 알기 어려웠던 관행이 개선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숙박 앱을 운영하는 야놀자와 여기어때컴퍼니가 광고상품 노출 기준 등을 계약서에 명시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이런 정보를 숙박업소들이 보는 누리집에도 상시 공개하기로 했다. 공정위의 권고 끝에 자율적인 개선에 나선 것이다.
먼저 광고상품별로 노출 순서와 위치를 계약서에 명시하기로 했다. 야놀자는 주로 쿠폰, 지역, 내주변 등 3가지 탭을 통해 숙소를 보여준다. 각 탭에 노출되는 광고상품은 크게 2가지다. 내주변 탭의 경우,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내주변 초이스+’와 ‘내주변 초이스’가 노출되는 식이다. 그러나 야놀자는 각 광고상품이 둘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계약서에 쓰지 않았다. 숙박업주 입장에서는 광고비의 대가로 자신의 숙소가 얼마나 좋은 위치에 노출되는지 알기 어려웠던 셈이다. 여기어때도 비슷했다.
같은 광고상품 간의 노출 순서를 정하는 기준도 계약서에 적는다. 소비자의 현재 위치를 기준으로 가까운 숙소부터 보여준다는 식이다. 소비자의 위치정보시스템(GPS)이 꺼져 있는 경우에는 야놀자 본사 등을 기준으로 한다고 한다. 기존의 계약서에는 이런 내용이 아예 없었다.
할인 쿠폰을 얼마나 제공하는지도 구체적으로 명시하기로 했다. 쿠폰 지급형 광고상품의 경우,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숙박업소가 낸 광고비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쿠폰을 지급해왔다. 예를 들어 소비자는 10% 할인 쿠폰을 적용해 9만원만 지불해도 숙박업소에는 10만원을 정산해주는 식이다. 그러나 숙박 앱 쪽은 쿠폰 총액이 광고단가의 얼마만큼에 해당하는지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적지 않았다. 앞으로는 ‘광고단가의 10%’ 같은 식으로 정확히 명시한다.
공정위는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들의 자율적인 거래관행 개선을 지속적으로 유도할 예정”이라고 했다. 국회에는 대규모 플랫폼 기업과 입점업체 간 계약서에 노출 순서 등을 기재하도록 하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안이 발의돼 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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