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아파트.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정부가 오는 23일 재산세와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1주택 서민·중산층의 부담 완화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부자 부동산 감세 공약’에 따라 새 정부에서 완화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23일 올해 1월1일 기준 공동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 공시가격 상승률을 발표하는 것에 맞춰 기재부와 행정안전부가 보유세 부담 완화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관련 안건 논의 뒤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방안에 대해 정부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이에 아직 별다른 교감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인수위가 출범한 지 얼마 안 돼 의견 교환은 없었다”면서도 “발표까지 아직 남은 시간이 있어 향후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가 준비하는 안은 지난해 12월 홍남기 부총리가 밝힌 ‘1주택을 보유한 서민·중산층의 세부담 완화’에 집중돼 있다. 다주택자는 물론 고가 1주택자 소유자의 부담 완화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정부는 재산세와 종부세 부담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이를 위해서는 △공시가격 기준을 올해치가 아닌 지난해 치를 적용하거나 △공시가격 기준은 올해치로 하되 공정시장가액 비율이나 세부담 상한을 조정하는 방안 등이 있다. 공정시장가액 비율은 과세표준을 정할 때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이며, 세부담 상한은 전년보다 부담이 급증하지 않도록 정한 한도를 뜻한다. 기재부 안에서는 전년치 공시가격을 활용해 세금을 매기는 방안에 대해선 조세정책의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어 반대 의견도 있다. 이 때문에 공정시장가액 비율 등을 조정해 부담을 낮출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공정시장가액 비율 조정은 대통령령 사안이어서 국회 동의가 필요 없지만, 공시가격 적용 변경은 법률을 고쳐야만 한다.
향후 당정 간 혹은 인수위와 의견 조율 과정에서 세금 완화 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당장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1가구 1주택 실수요자의 보유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환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공약에서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조정해 2020년 수준으로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수준 동결이 아닌 2020년 수준까지 낮추자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향후 인수위나 당정 간 의견 조율을 통해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보유세 완화 방안과는 별도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 고가 1주택자나 다주택 보유자의 보유세 부담 완화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면제 등도 시행될 전망이다. 윤 당선자가 대선 과정에서 종부세를 재산세와 통합하는 등 보유세 부담을 줄이는 것은 물론 다주택자 중과세율 적용을 최대 2년간 배제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경제학)는 “선거 결과는 부동산 세부담을 줄이라는 뜻이기는 하지만, 갈수록 소득 불평등보다 자산 불평등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자산 관련 세금 부담 완화는 불평등을 더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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