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이 역대 처음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시중금리가 빠르게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22년 3월 중 금융시장 동향’ 을 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59조원으로 전월보다 1조원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다. 2004년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이 시작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가계대출 가운데 일반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잔액이 전월보다 3조1천억원 크게 줄었다. 같은 달(3월) 기준으로 감소 폭이 통계 속보치 작성이 시작된 이래 가장 컸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조1천억원 늘었다.
이날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은행을 포함한 전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 또한 전월보다 3조6천억원 감소했다. 3개월 연속 감소세다. 주택담보대출은 3조원 늘었으나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6조6천억원 줄었다. 비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2조6천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규제 강화,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감소하고 있다. 다만 최근 은행들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신용대출 한도를 높이는 등 대출 문턱을 점차 낮추고 있다. 이런 움직임을 염두에 둘 때 가계대출 감소폭이 줄거나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황영웅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지난해 12월 이후 규제 강화와 대출 금리 상승 및 주택 거래 부진으로 은행권 가계대출이 4개월 연속 감소했다”며 “그러나 은행들이 올해 들어 가산금리 인하와 대출 한도 증액 등을 통해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것이 실제 대출 증가로 이어질지 향후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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