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육계협회가
회원사들의 담합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나 제재를 받았다. 육계협회는 회원사들의 가격 할인 대상·폭을 제한하고 병아리 감축을 지시하는 등 담합 전반에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회원사들의 판매가격과 생산량, 출고량 등을 결정한 혐의(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 금지행위)로 사단법인 한국육계협회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2억100만원을 부과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법 위반의 중대성이 크다고 보고 육계협회를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 금지행위를 한 법인은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육계협회는 2008∼2017년 육계와 삼계, 종계에 모두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육계는 치킨과 닭볶음탕 등 요리에 쓰이는 닭고기 신선육을, 종계는 식용 닭고기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부모 닭을 일컫는 용어다. 육계와 삼계는 종계가 낳은 알인 종란에서 부화한 병아리를 일정 기간 사육한 후 생산되는 식이다.
먼저 가격을 직접적으로 건드렸다. 육계 판매가격의 경우, 구성요소인 제비용과 운반비·염장비 등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할인 하한선을 정하거나 할인 대상을 축소하기도 했다. 삼계도 마찬가지였다. 각 회원사의 삼계 신선육 판매가격은 육계협회가 조사해 고시한 시세에서 할인금액을 빼는 식으로 결정되는데, 협회는 시세를 인위적으로 인상·유지시켰다.
생산량과 출고량에도 개입했다. 육계·삼계 신선육의 생산량을 제한하기 위해 종란을 폐기하고 병아리를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폐기·감축 30∼50일 후부터 신선육 생산량이 감소되는 효과를 낳았다. 이미 도계된 삼계 신선육을 냉동 보관하기로 결정해 출고량을 조절하기도 했다. 2013∼2014년에는 종계의 부모 닭인 원종계의 신규 수입량을 제한하고, 기존에 수입한 원종계는 감축하는 방법을 썼다.
이번 제재는 최근 수년간 계속된 ‘닭고기 담합’ 제재 중 일부다. 앞서 공정위는 닭고기 담합에 가담한 기업들에 수차례 제재를 부과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육계 신선육 가격 등을 담합한 하림 등 16개 회원사에 과징금 1758억2300만원을 부과하고, 이 중 5개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번에는 담합에 가담한 기업뿐 아니라 이를 주도한 사업자단체 육계협회에도 책임이 있다고 본 것이다.
공정위는 “이로써 심각한 소비자 피해를 초래하는 법 위반 행위는 근절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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