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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단가 인상” 요청하자…협력업체 기술자료 빼돌리고 거래 끊은 쿠첸

등록 2022-04-20 11:59수정 2022-04-21 02:52

공정위, 과징금 8억7000만원 부과
임원 빼고 실무 직원만 검찰에 고발
쿠첸 유튜브 캡처
쿠첸 유튜브 캡처

밥솥을 판매하는 기업 쿠첸이 협력업체의 기술자료를 빼돌려 다른 업체에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협력업체가 단가 인상을 요구하자 쿠첸이 거래선을 바꾸기 위해 벌인 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이례적으로 임원이 아닌 실무자만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하도급업체의 기술자료를 유용한 혐의(하도급법 위반)로 쿠첸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8억7000만원을 부과했다고 20일 밝혔다. 아울러 법인 쿠첸과 구매팀 차장급 직원을 각각 검찰에 고발했다. 하도급법상 기술자료를 유용한 자는 하도급대금의 최대 2배에 이르는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쿠첸은 수급사업자 ㄱ기업에서 제공받은 기술자료를 2018∼2019년 네 차례에 걸쳐 제3의 업체에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된 부품은 밥솥에 들어가는 인쇄 배선 기판 조립품으로, 쿠첸은 제조공정도와 작업표준서 등이 포함된 승인원을 빼돌렸다. 승인원은 부품이 사양에 부합한다는 승인을 얻기 위해 수급사업자가 원사업자 쪽에 발송하는 자료다.

쿠첸은 ㄱ기업을 다른 협력업체로 대체하기 위해 이런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처음에는 ㄴ기업을 새 협력사로 등록하기 위해 기술자료를 전달했다. 이후에 ㄱ기업이 납품단가를 올려달라고 요구하자, 쿠첸은 거래선을 바꾸기 위해 또 다시 업체 두 곳에 기술자료를 넘겼다. 이후 쿠첸은 ㄱ기업과의 거래 규모를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계획하고 다시 한 번 기술자료를 다른 업체에 제공했다. 실제로 ㄱ기업은 2019년 2월에 마지막 발주를 받은 뒤 쿠첸과의 거래가 끊겼다.

공정위가 임원을 제외하고 실무자만 검찰에 고발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보통 임원을 고발하거나 임원과 실무자를 함께 고발하는 것과는 대비된다. 2019년 현대건설기계의 기술 유용 건에서는 임원 1명과 직원 1명을 각각 고발했다. 쿠첸 건과 비슷한 사례는 2018년 부장 2명과 차장 1명, 과장 2명을 고발한 두산인프라코어 기술 유용 사건 정도다.

공정위는 쿠첸 사건에서는 임원이 지시하거나 관여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고발된 직원은 “(문제된 행위를) 일선에 보고했다”고 진술했지만 증거로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안남신 공정위 기술유용감시팀장은 “대표이사를 고발해야 기업에 경각심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임원이 기술 유용을) 승인했는지 여부가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쿠첸은 수급사업자 6곳에 기술자료 34건을 요구하면서 관련 서면을 제공하지 않은 혐의로도 시정명령과 과징금 5200만원을 부과받았다. 쿠첸이 물게 되는 과징금 총액은 9억2200만원이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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