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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포항지진 100억 손해 입자 담합…공정위, 보험사 8곳 과징금 부과

등록 2022-04-24 11:59수정 2022-04-24 15:52

LH 임대주택 재산보험 입찰…낙찰금액 4.3배로 ↑
KB손보 등 8곳에 시정명령·과징금 17억6400만원
KB손해보험 유튜브 캡처
KB손해보험 유튜브 캡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실시한 입찰에서 손해보험사들이 대거 담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결과 보험사들이 받아간 금액은 최대 4배가량으로 뛴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LH가 실시한 보험 입찰에서 담합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로 KB손해보험 등 8곳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17억6400만원을 부과했다고 24일 밝혔다. 담합을 주도한 KB손해보험과 공기업인스컨설팅은 검찰에 고발했다. 공기업인스컨설팅 대표이사와 KB손해보험 실무자 2명도 함께 고발했다. 공정거래법상 입찰 담합을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들 기업은 2018년 이뤄진 입찰 두 건에서 담합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임대주택 재산종합보험 입찰에서 담합했다. 이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소유한 약 100만가구의 임대주택이 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입는 손해를 보상하는 보험이다. 담합을 주도한 KB손해보험이 일종의 컨소시엄인 KB공동수급체를 만들어 낙찰을 받았고, 나머지 기업들은 들러리를 서거나 아예 입찰에 불참했다.

담합에 가담한 기업들에는 ‘재재보험’ 지분이 주어졌다. 재재보험은 보험가액이 클 때 보험사들이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쓰는 방법이다. 원수보험사가 재보험에 가입하면 재보험사가 재재보험에 가입하는 식이다. 삼성화재보험과 한화손해보험은 각각 재재보험 지분 10%와 5%를 담합의 대가로 받았다. MG손해보험과 DB손해보험은 아예 KB공동수급체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담합에 가담했다.

같은 해 전세임대주택 화재보험 입찰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담합이 이뤄졌다. 이들 기업은 담합 사실을 숨기기 위해 서류를 위조하기도 했다. MG손해보험은 담합에 가담한 기업들에 KB공동수급체 지분을 비공식적으로 배정하기 위해 청약서와 보험증권을 위조했다. 원래 KB공동수급체에 참여하지 않은 기업들에는 지분을 배정할 수 없는데, 지분 배정의 근거를 만들기 위해 서류를 조작한 것이다.

공정위 제공
공정위 제공
담합한 결과 낙찰금액은 전년에 견줘 배 넘게 뛰었다. 재산종합보험의 경우 KB공동수급체가 낙찰받은 금액은 153억9000만원으로 전년의 4.3배였다. 설계가 대비 투찰률도 2017년 49.9%에서 2018년 93.0%로 크게 올랐다. 설계가는 보험사들이 미리 써낸 견적을 바탕으로 결정되는 기준 금액이다. 설계가 대비 투찰률이 높을수록 보험사들이 실제 입찰에서 경쟁을 덜했다는 의미다. 화재보험도 낙찰금액이 22억3700만원으로 전년의 2.5배를 기록했다. 설계가 대비 투찰률은 57.6%에서 93.7%로 뛰었다.

KB손해보험은 포항 지진 이후 담합을 꾀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에 보험을 낙찰받은 뒤 포항 지진이 발생해 약 100억원의 손해를 입자 이를 만회하려 나선 것이다. 보험대리점을 운영하는 공기업인스컨설팅과 함께 담합을 모의했다. 공기업인스컨설팅은 KB공동수급체 참여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이득을 챙겼다. LH는 담합한 기업들은 부정당업자로 등록하고 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의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부정당업자로 등록된 기업은 향후 입찰 참가 자격이 제한된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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