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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대기업들 교육센터, 취업 ‘좁은문’ 활짝

등록 2005-02-13 18:25수정 2005-02-13 18:25

기술 가르치고 직장도 알선

경기 평택에 있는 볼보건설기계 코리아 교육센터에서는 요즘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꿈에 부풀어 있다. 이곳에서 5~6개월 동안 배운 기술로 새로운 직장에 들어가거나 자기 사업을 시작할 준비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100여명의 교육생 중에 70명 이상이 이미 일터를 잡았다.

최고령 교육생인 현도치(63·강원도 춘천시)씨는 폐기물 재가공업을 하는 한 탄탄한 중소기업에서 일하게 됐다. 춘천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던 현씨는 지난해 8월 볼보건설기계 코리아에서 운영하는 교육센터에 들어와 굴착기, 로더, 지게차 등 건설 기계장비 운전기술을 배워 졸업도 하기 전에 자격증까지 따서 취업문을 통과했다.

“불황기에 다른 새로운 사업을 하기가 만만찮은데다 60대에 직장을 구하기란 더욱 어렵게 느껴져 이곳에서 전문기술을 배웠다. 남다른 기술만 있으면 정년이 없는 직장생활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산업현장에서 바로 쓰일 수 있는 기술을 가르쳐주고, 일자리도 소개해 주는 대기업들의 직업 교육훈련 프로그램이 요즘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노동부가 2003년부터 시설과 장비·교사·프로그램 등 교육 능력을 갖춘 대기업에 수강료의 일정 부분을 지원할테니 공익사업에 나서달라고 유도하면서 생겼다. 원래는 ‘중소기업 교육훈련 컨소시엄’이라고 이름을 붙여, 대기업이 중소기업 협력업체들의 재직자들에게 그동안 쌓아온 기술과 지식을 가르치게 하자는 뜻으로 도입된 인력개발 제도다. 볼보건설기계 코리아가 운영하는 컨소시엄에도 건설기계공업협회 회원사를 중심으로 건설기계 제조업 관련 중소기업 232개사 등 모두 1023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전국 15곳 운영…지난해 5천여명 몰려
협력업체와 연계 실질취업률 90% 넘어


그렇지만 협력업체 직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지원도 가능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중소기업 재직자들보다 청년 실업자 등 일반인들의 수강신청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전국 15개 대기업이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에서 모두 4만여명이 수강했는데, 이 중 5431명이 일반인들이었다. 지난해 일반인 수강자 수는 전년도 3181명에 견줘 70.7%나 늘어난 것이다. 이런 증가 추세라면 올해는 1만명이 넘어설 것으로 노동부는 예상하고 있다.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기업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03년 현대중공업, 삼성에스디아이, 대우조선해양, 볼보건설기계 코리아, 유한킴벌리 등 12개 대기업이 처음 시작했는데, 지난해에 포스코, 삼성전자서비스, 현대미포조선 등 3곳이 새로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올해도 3~4곳의 대기업이 추가로 교육 프로그램을 신설할 것이라고 노동부 관계자가 전했다. 이에 따라 노동부는 이 사업에 지원하는 예산도 지난해 169억원에서 올해는 238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대기업 직업교육훈련 프로그램은 누구에게나 전액 무료로 직업능력을 키워준다는 것과 함께, 취업에 유리하다는 게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지난해 일반인 수강생들의 평균 취업률은 78%였다. 군 입대자나 대학 진학자 등을 뺀 실질 취업률은 90%가 넘는다. 이렇게 취업률이 높은 것은 교육을 시키는 곳이 협력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대기업이어서, 일자리를 구하는 쪽과 일할 사람을 찾는 쪽을 쉽게 연결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디지털날염(DTP) 기술 교육과정을 2개월 주기로 운영하고 있는 유한킴벌리 사례를 보면, 인력개발원에서 수강생들의 기초정보를 패션염색사업부로 알려주고 이 부서에서 협력업체 취업을 적극적으로 알선해주고 있다. 볼보건설기계의 경우에는 수강생 가운데 우수 인력을 매기수마다 5~6명씩 직접 채용하기도 한다. 이재실 볼보건설기계 교육센터 원장은 “교육을 마친 뒤 바로 실무에 투입될 수 있게 실제 산업현장과 최대한 가까운 환경에서 충분한 실습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우리 교육의 큰 장점”이라며, “전문기술을 익혀 안정된 일자리를 얻고자 하는 취업 희망자들의 지원이 많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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