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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RE100 가입 글로벌 기업 61곳, 이미 재생에너지로 95% 조달”

등록 2022-04-28 16:08수정 2022-04-29 15:45

샘 키민스 클라이밋그룹 RE100 담당 대표
“전 세계 가입 기업 367곳 전기 수요 영국 수준
재생에너지는 원가가 가장 저렴한 에너지원
신규 원전은 에너지 안보·탄소 저감 역할 어려워
대기업이 탄소 배출 줄이는 선봉 맡아야”
샘 키민스 클라이밋그룹 RE100 담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기업재생에너지재단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샘 키민스 클라이밋그룹 RE100 담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기업재생에너지재단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기업이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만 쓰겠다고 공개 선언하고 실천하는 ‘아르이(RE)100’ 운동은 2014년 영국 비영리단체 클라이밋그룹 주도로 시작됐다. 8년에 이른 현재 아르이100 가입 기업은 애플, 구글, 지엠(GM), 베엠베(BMW), 이케아를 비롯해 367곳이다. 대개 한 달에 7개 가량씩 늘어나는 추세라 한다.

국내에선 지난 25일 가입 승인을 받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4곳을 포함해 19곳이다. 에스케이(SK)그룹 계열 6개사가 2020년 12월 처음 가입했고, 삼성그룹 계열은 아직 미가입 상태다.

클라이밋그룹에서 아르이100 업무를 총괄하는 샘 키민스(50) 대표는 지난 26일 오후 <한겨레>와 만나 “글로벌 가입 기업 중 61개사는 이미 95% 이상에 이르는 재생에너지 전환을 이뤘고, 100% 이행 기업도 꽤 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2050년 100% 달성이라는 목표보다 훨씬 앞당겨, 필요 전력의 95~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는 “전 세계 아르이100 가입 기업들의 에너지 수요량은 연간 375테라와트시(TWh)로 영국의 전체 에너지 수요량을 웃돈다”고 말했다. 영국의 에너지 소비량은 한국의 3분의 2수준이라고 한다.

키민스 대표는 국내 아르이100 가입 기업들을 만나는 연례행사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터였다. 그는 해운, 항공, 도시 인프라 구축 부문에서 지속가능 성장 관련 업무를 수행했고, 2017년부터 클라이밋그룹 아르이100 담당 대표를 맡고 있다. 인터뷰는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기업재생에너지재단 회의실에서 1시간 남짓에 걸쳐 이뤄졌다. 기업재생에너지재단은 더클라이밋그룹과 제휴 관계를 맺고 있으며, 국내 기업의 아르이100 가입 통로 역할을 맡고 있다.

―기업의 자발성에 바탕을 둔 아르이100의 취지는 좋으나 그만큼 한계를 띤 것 아닌가?

“자발적인 참여 방식이지만, 매년 이행 성과를 보고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해당 기업은 이행 실적을 공개하고, (클라이밋그룹과 제휴하고 있는) 시디피(CDP)가 이행 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느슨한 게 아니라 ‘심각한 이행’ 의무로 인식하고 있다. 이미 61개 기업이 95% 이상의 재생에너지 전환을 이뤘고, 100% 이행 기업도 꽤 있다. 100%라는 명확한 메시지와 강력한 타깃을 갖고 출발한 캠페인이다.”

키민스 대표는 아르이100에 따른 중요하고 의미 있는 성과로 “재생에너지 전반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정책 개선에 영향을 끼친 점”을 꼽았다.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캠페인에 참여함에 따라 재생에너지 시장을 열어주는 데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아르이100을 통해 (에너지원) 시장의 형평성을 높이고 시장 개방, 값싼 에너지원 확대에 기여했다고 본다. 공정한 시장 질서가 조성되면 재생에너지야말로 가장 값싼 에너지원이 될 수밖에 없다. 여러 법적, 제도적 장애물 탓에 시장 내 (에너지원 간) 형평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재생에너지가 한국에선 값비싼 에너지원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대부분의 나라에서 시장 경쟁 구도만 담보되면 풍력, 태양광은 가장 싼 에너지원이다.”

―그렇다면 아르이100 캠페인이나 재생에너지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은 필요없지 않은가?

“전력시장은 대부분 정부 영향력 아래 움직인다. 더 많은 발전사의 진입을 막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시장을 개혁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유럽에서 전력 직접구매(PPA) 방식으로 수요자와 공급자 간 직거래할 환경을 만들어준 결과, 경제적으로 이득이라는 입증 사례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녹색 분류체계(택소노미)에서 원전을 ‘그린’으로 분류했다고 한다. 아르이100에선 어떤가?

“원전 수급 에너지는 아르이100 이행 실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재생에너지 카테고리에 포함되지 않으니까.”

―우크라이나 사태로 친환경 에너지 보급·확산보다 에너지 안보, 안정적 확보가 더 중요해지고 있는 분위기인데.

“재생에너지 보급 확산이 매우 빨리 이뤄지고 있다. 태양광은 수개월, 해상풍력은 대규모라도 수년이면 (관련 시설의 설치가) 가능하다.”

키민스 대표는 이와 관련되는 원전에 대해 “현존하는 원전이 석탄과 가스 발전의 빠른 퇴장을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원전 건설에는 20년 이상 걸린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신규 원전은 2040년 중반까지는 에너지 안보나 탄소 저감에 역할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20년 뒤 세상에선 급속히 전개될 기술적 발전에 기반을 둔 매우 다른 전력시스템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생에너지는 시장의 일부를 담당할 뿐이지 에너지 시장의 주류가 되기는 어려운 것 아닌가?

“실질적으로 눈에 보이는 변화가 있으면 (인식도) 달라질 거다. 재생에너지 가격이 (지금처럼) 이렇게 낮아질 것이라고 이전에 아무도 예상을 못 했다. 드라마틱하게 가격(재생에너지 원가)이 떨어지고 있다.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남에 따라 사람들 인식도 바뀌게 될 거다. 이런 가시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데 있어 대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규모 투자를 할만한 자본력을 지닌 대기업이 가시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선봉 역할을 해야 한다는 기대가 있다. 그게 아르이100 캠페인을 벌이는 이유다. 재생에너지를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가 필요하다.”

―유럽연합이 탄소국경세를 도입하는 데 대해 한국 기업들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한국에선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이미 도입해 시행 중인만큼 예외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탄소배출권 거래나 탄소세가 앞으로 늘면 늘었지 줄어들진 않을 거다. 기업들의 최선의 선택은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밖에 없다. 점점 더 탄소를 줄이는 쪽으로 답이 귀결되는 상황이다. 정부의 법률적 조치를 차치하고라도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하청업체들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돼 큰 물결을 이루고 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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