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임원 20여명이 지난 21일 집단사의를 표명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22일 “어제 열린 임원회의에서 박성규 대표이사 부사장을 비롯한 임원 20여명이 실적 부진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며 신창재 회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의 사표는 접수가 됐으나 나머지 임원들은 반려됐다. 교보생명은 박 대표가 경영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자, 한 임원이 “대표이사만의 잘못이 아니라 공동책임”이라며 사의를 제의하고 나서면서, 집단 사의 표명으로 번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집단 사의의 가장 직접적인 계기는 경영실적 부진이다. 교보생명은 2005회계연도 순이익 목표치를 2500억원으로 잡았으나 이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예상보다 보험금이 많이 지급되면서 위험률차손익(예상위험보험료에서 지급된 보험금을 뺀 것)이 경쟁사들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다. 1월 현재 위험률차손익은 교보생명이 7.1%이며, 삼성생명과 대한생명은 각각 30.2%, 14.7%다. 보험금이 많이 지급되면 위험률차손익이 줄어들며 이는 이익 폭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업계 일부에서는 잦은 임원 교체나 신 회장의 경영스타일 등에 따른 불만도 작용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하고 있다. 고 신용호 회장의 장남인 신 회장은 2000년 경영권을 승계받은 뒤 지금까지 대표이사를 네차례나 바꾸었다.이에 대해 교보생명 쪽은 “경영실적 악화 및 잦은 임원교체에 따른 내부불만이나 경영스타일에 반기를 들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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