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영 금통위원회 의장 직무대행이 지난 4월 1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오는 12일 임기가 끝나는 임지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경제학 교수 4명은 모두 흥미롭게도 대통령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의장 대통령) 민간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을 갖고 있다. 지난 20년(2002년 4월~현재) 동안 금통위원 총 28명(당연직 위원 제외) 중에 국민경제자문회의 경력을 가진 사람이 12명에 이른다.
10일 <한겨레>가 지난 20년 동안 역대 한은 금통위원(7인으로 구성)과 국민경제자문회의 역대 민간자문위원(각 정부·기수별 20~30명 위촉) 명단을 대조해 살펴보니, 2002년 4월 이후 임명된 금통위원은 당연직 위원인 한은 총재·부총재를 제외하고 총 28명이다. 금통위원에 임명되기 전에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으로 활동했던 사람은 △심훈(금통위원 2006~2010, 자문위원 활동 노무현 정부) △정해방(2012~2016, 이명박 정부) △하성근(2012~2016, 이명박 정부) △조동철(2016~2020, 박근혜 정부) △신인석(2016~2020, 박근혜 정부) △임지원(2018~2022.5.12, 이명박 정부) △조윤제(2020.4~, 김대중 정부) △주상영(2020.4~, 문재인 정부) △박기영(2021.10~, 문재인 정부) 등 9명이다. 대부분 자문회의의 거시·금융분과에서 일했다.
김중수 금통위원(총재, 2010~2014)과 이창용 금통위원(총재, 2022.4~)도 노무현 정부 시절 국민경제자문위원으로 같이 활동했다. 최운열 전 금통위원(2002~2003)은 금통위원을 거친 뒤에 국민경제자문위원(노무현 정부)으로 위촉됐다. 이들까지 포함하면 지난 20년간 전·현직 금통위원 12명이 이 기구에서 일한 셈이다.
임지원 위원 후임으로 거론되는 김진일 교수는 문재인 정부 국민경제자문회의 거시경제분과장을, 김소영 교수는 노무현 정부 국민경제자문회의 대외경제부문 전문위원을 지냈다. 이종화 교수는 노무현 정부 시절, 신관호 교수는 이명박 정부 때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예전에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금통위원 배출의 산실’로 불리기도 했다. 전 금통위원 중 강문수(2004~2008), 강명헌(2008~2012), 문우식(2012~2016), 함준호(2014~2018), 조동철(2016~2020)씨 등이 한국개발연구원 경력을 갖고 있다. 금통위원은 한은 총재·부총재가 당연직으로 포함되며,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대한상공회의소·한은·은행연합회가 각각 한명씩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사실상 청와대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계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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