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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대기업 사외이사직은 로비용?

등록 2006-02-23 18:56수정 2006-02-23 23:20

공정위·검찰 등 정관계 인사들 잇따라 사외이사로
“지배주주·경영진으로부터 자유로운 인물이어야”
올해도 정관계 고위급 출신들이 줄지어 대기업 사외이사로 가고 있다. 주주총회를 앞둔 주요 상장사들이 전직 장차관급 인사 등 자신의 업종에서 큰 영향력을 지닌 이들을 사외이사나 감사 후보로 추천하는 안건을 확정했다. 독립적으로 지배주주와 경영진을 감시해야할 사외이사가 ‘로비용’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높다.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의 사외이사 후보가 가장 큰 논란거리다. 23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선물거래소 공시를 보면, 현대차는 주주총회(3월10일)에 조학국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을 새 사외이사 후보로 골랐다. 조 전 부위원장은 지난해 공정위 부위원장에서 물러난 뒤 법무법인 광장 고문으로 있다. 그는 다음달 9일 임기를 채우는 강철규 공정위원장 이후 차기 위원장 후보군에 오르기도 한다. 현대차는 최근 창사 이래 최대 납품단가 낮추기와 관련한 공정위 조사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모비스는 오성환 전 공정위 상임위원을 사외이사로 영입해 입길에 올랐었다. 지난해말 상장한 현대차 계열사 글로비스는 대검찰청 차장 출신의 이정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또 같은 계열사 아이앤아이스틸은 김앤장법률사무소 소속의 최경원 전 법무부 장관과 전형수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유가증권·코스닥 상장법인 사외이사 후보
유가증권·코스닥 상장법인 사외이사 후보
삼성전자는 지난 1일 임기가 끝난 정귀호 전 대법관과 황재성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을 다시 사외이사로 추천하고, 윤동민 전 법무부 보호국장을 새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황 이사는 지난 2002년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가 삼성에스디에스 신주인수권부사채 증여세 부과로 국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낼 때 비상임심판관으로 있으면서 삼성전자 사외이사를 겸직했었다. 현재 황 이사는 삼성전자의 각종 법률 대리를 수행한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새로 추천된 윤 전 국장도 김앤장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다.

삼성전기도 송정호 전 법무장관과 김시형 전 산업은행 총재를 지난해에 이어 사외이사로 재추천했다. 에스원은 재정경제부 출신인 신호주 전 코스닥증권사장을 새 사외이사 후보로 뽑았다.

또 허성관 전 행자부 장관과 양승택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 각각 포스코와 코스닥의 시스템통합 업체 에스넷시스템에서 사외이사 후보로 뽑혔다.

이밖에 엘지석유화학은 지난 1월 퇴임한 이기배 전 수원지검장을, 신세계건설은 감사원 사무차장을 지낸 박준 전 무역투자진흥공사 감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농협이 대주주가 되면서 사명변경과 임원 선임을 위한 임시주총을 앞둔 세종증권은 4선의 신상식 전 의원, 경상남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한 강정호 전 선물거래소 이사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날까지 주주총회에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를 확정해 공시한 곳은 아직 180여 기업에 그쳐, 전직 고위관료 등의 사외사 줄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은 “사외이사는 지배주주와 경영진의 전횡을 감시·견제해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이사회의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회사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인물을 선임해야 한다”며 “사외이사의 가장 중요한 요건인 독립성 측면에서 삼성전자·현대차 등의 사외이사들이 과연 적절한 자격을 갖췄는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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