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중앙은행은 지금 인플레와 통화정책, 둘 사이 ‘속도 싸움’ 양상

등록 2022-06-02 16:07수정 2022-06-02 17:41

신현송 BIS 국장 “‘얼마나 빠르게’ 인플레이션 되감기 관건”
한은 통화정책국장 “숙제 미루면 몸도 많이 상하게 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2년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2년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물가안정을 제1의 목표로 추구하는 한국은행은 지금 빠른 속도로 치솟는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과연 ‘얼마나 빠르게’ 대응할 것인지를 놓고 ‘속도 싸움’에 들어간 형국이다.

현재 전세계 통화당국은 작년 초중반부터 미국경제에서 인플레이션 신호가 데이터에 뚜렷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도 미 연방준비제도가 통화긴축(금리인상) 대응 속도에서 타이밍을 놓치버리는 실수를 범했다고 평가한다. 이런 미국의 실기를 밟지 않기 위해 한국은행을 비롯해 통화당국마다 인플레이션과 정책금리 인상, 이 둘간의 속도 싸움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6일 금융통화위원회 금리인상 결정 직후에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경제가 물가상승률 5% 수준을 상당 기간 유지한다면 얼마나 빠른 속도로 2%(한국은행의 중기 물가안정목표)로 돌릴 거냐는 문제가 있는데, 이것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많이 올려서 5%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가버리면 높아진 물가상승률이 임금을 또 자극하기에 그 전에 금리인상을 통해 기대심리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빠른 속도의 정책금리 대응으로 인플레이션을 잡으려 할 경우 실물경제 하강과 잠재성장률 훼손이라는 ‘비용’을 치러야 하는 상충 관계가 발생한다. 이 총재는 “빠르게 2%로 접근할 때 생길 수 있는 비용, 즉 그 과정에서 우리 잠재성장률이 너무 훼손돼도 안 되기 때문에 통화정책을 선택할 때 양자를 균형있게 다 보면서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국경제는 인플레이션도 빠르고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소비도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미국도 더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릴 태세다. 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국제화상회의로 열린 ‘2022 BOK(한국은행) 국제콘퍼런스’(주제: 변화하는 중앙은행의 역할: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가)에서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수석이코노미스트(조사국 국장)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최근 높아지고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 여건들을 감안하면서 향후 통화정책 정상화를 통해 경제를 연착륙시킬 수 있을 것인지는 가계·기업이 인플레이션을 의사결정에 반영하기 전에 ‘얼마나 빠르게’ 이전의 낮은 수준으로 인플레이션을 회복시킬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통화정책의 방향은 긴축으로 정해져 있으나, 실물경제와의 상충관계를 동시에 감안하면서 긴축의 타이밍과 속도를 정교하게 잡아야 하는 상황이란 얘기다.

이창용 총재 취임 이후 한은이 지난달 31일부터 공식웹사이트에 개설한 ‘한국은행 블로그’에서 홍경식 통화정책국장도 인플레이션 대응 통화정책 ‘속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학창시절을 되돌아보면 참으로 숙제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숙제를 틈틈이 미리미리 해두면 마감일이 다가와도 초조함이 없었다. 숙제를 어떤 이유에서든 차일피일 미루다 보면 마감일에 임박해 밤을 새우게 되고, 그러면 숙제의 질도 떨어지고 몸도 많이 상하게 된 경험이 있다. 지난해 이후를 되짚어 보면 통화정책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