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년 만에 5%를 웃돈 가운데, 국내 물가가 환율 영향도 크게 받고 있어 환율 안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3일 발표한 ‘환율 변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를 보면, 올해 4월 기준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1% 올라 6년2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 원자재가격 급등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 급등이 겹치며 물가도 크게 올랐다. 4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달 대비 대비 4.8%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도 9.2% 상승했다.
환율 급등 영향으로 수입 물가의 상승 속도와 기간은 금융위기 때 수준에 이른 것으로 한경연은 분석했다. 지난 4월 원화 기준 원재료 수입 물가는 작년 같은달보다 71.3% 올라 13개월 연속 30%를 웃도는 상승률을 보였다. 한경연 조사를 보면 최근 6개월(2021년11월∼2022년4월)간 원화 기준 원재료 수입물가 상승률은 66.7%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6개월(2008년 6월∼2008년 11월)간 상승률(62.9%)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지난 20년(2003년2월~2022년2월)간 원-달러 환율 상승률이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을 추정한 결과, 전년 같은 달 대비 환율 상승률이 1%포인트 높아지면 소비자물가는 0.1%포인트 오르고, 생산자물가는 0.2%포인트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이 분석 결과를 적용하면, 올해 1분기 원-달러 환율 변화(지난해 동기대비 8.2% 상승)가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3.8%)에 미친 영향(환율 기여도)은 0.7%포인트로 나타났다. 환율 변화가 없었다면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로 낮아질 수 있었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같은 기준으로 1분기 생산자물가 상승률(8.8%)에 대한 환율 기여도는 2.0%포인트로 분석됐다. 환율이 안정세를 보였다면 생산자물가 상승률 역시 6.8%로 낮아질 수 있었다는 얘기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국제 원자재값 상승과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물가 급등이 생산자물가 및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 같다”며 “물가안정을 위해서는 국제 원자재 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율 안정을 위해서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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