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 2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연합뉴스
요즘의 가파른 원재료·물가 상승기에 국내 기업의 70%가 원재료 가격 상승분 일부를 최종 판매가격에 이미 반영해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인상을 미루고 있는 업체의 절반가량도 올해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돼 제품판매가격발 물가상승 기조가 지속될 공산이 커졌다. 올해 기업체 평균임금 인상률은 2~5% 정도로, 임금인상률이 2% 미만인 업체들의 73%는 내년에 인상할 계획이다.
27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6월 지역경제보고서’를 보면, 한은 15개 지역본부가 지난 5월 12일~6월 2일 전국 제조·서비스·건설 350개 업체(대기업 122개이고, 대부분 규모가 큰 중견·중소기업)를 설문조사한 결과 69%가 원재료 가격 상승을 반영해 제품·서비스 가격을 인상했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전산업에서 원재료 가격 상승분의 ‘20% 미만’ 반영은 43%, ‘20~60%’는 17.2%, ‘60~100%’는 7.5%였다. 제조업에서는 10.1%가 ‘60~100%’를 반영했고, 서비스업에서는 48.5%가 ‘20% 미만’을 반영했다.
반면 전산업의 31%는 판매가격에 아직 반영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판매가격 인상을 미룬 업체만을 따로 보면, 53%는 올해 안에 인상할 계획이라고 답변했고 건설업은 89%가 올해 안에 가격 인상(‘20% 이상’ 67%)에 나설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물가 상승국면에서 물가에 대응하는 실물 기업들의 행동과 태도를 전국 단위로 설문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후 물가상승에 대한 대응(복수응답)으로는 ‘가격 인상’(61%·전체)이 가장 많았다. ‘가격 인상’ 대응은 제조업 67.0%, 건설업 72.2%, 서비스업 45.4%였다. ‘고용조정’으로 대응하겠다는 응답은 22.7%(전체)였다. 제조·건설업에 비해 서비스업에서 가격 인상 못지 않게 ‘고용 조정’(32%)으로 대응하겠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아, 향후 물가 상승기에 서비스업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을 예고했다.
임금 인상의 경우, 평균임금은 지난해 대비 대체로 2~5% 인상(전산업·0~2% 25.7%, 2~5% 57.3%, 5% 이상 17.0%)된 것으로 조사됐다. 서비스업은 0~2% 35.0%, 2~5% 52.4%, 5% 이상 12.6%였다. 임금인상률이 ‘2% 미만’으로 낮은 업체들의 73%는 내년에 임금을 인상할 계획(주로 인상률 ‘2~5%’)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 응답한 모든 기업은 원재료 가격이 전년 대비 상승했다고 답변했고, 이 중 60%는 지난해 대비 ‘20% 미만’, 40%는 ‘20% 이상’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건설업에서는 67%의 업체가 ‘20% 이상’ 상승했다고 답변했다. 대다수 기업들(86%)은 올해 하반기에도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석유정제·화학 업체 50%가 ‘다소 하락’ 또는 ‘변함 없음’이라고 응답해 국제유가 등이 하반기에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는 업체가 절반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