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 ‘뚝’…화장품만 빼고

대한상공회의소, 2389개 기업 조사
2분기 96, 3분기 79로 큰폭 하락

연합뉴스

국내 제조업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 영향으로 올해 3분기 경기가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2389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3분기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2분기(96)보다 17 내린 79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이 지수가 100 이상이면 직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경기전망지수는 지난해 4분기부터 하락세를 보이다 수출 증가 및 방역 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올 2분기에 소폭 올랐는데, 이번엔 다시 하락했다.

매출 대비 수출 비중 50%를 기준으로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을 나눠서 보면, 수출기업 경기전망은 2분기 95에서 82로, 내수기업이 96에서 78로 모두 큰 폭으로 떨어졌다. 대한상의는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과 1300원에 육박하는 고환율이 이어지고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국제 유가·원자재 가격 안정화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대부분 업종이 기준치(100)를 넘지 못하며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특히 원료 수입 비중이 높은 비금속광물(61) 업체들의 경기 전망이 가장 좋지 않았고, 다음으로 석유화학(63), 자동차부품(69) 등의 순이었다. 반면 화장품(100) 업종은 코로나19 방역 이후 소비 증가 기대감에 전체 업종 중 유일하게 3분기 경기 전망이 보합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제주(100)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2분기 대비 하락했다. 제주는 최근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관광업 호조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이 연초 목표치에 미달할 것이라고 예상한 기업이 절반을 웃도는 54.9%에 달했다. 목표치를 달성했거나 근접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41.3%, 초과 달성을 예상한 기업은 3.8%에 불과했다. 기업들은 하반기 리스크로 물가와 환율 변동성(62.6%·복수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소비 위축(52.3%), 공급망 병목, 자금조달 여건 악화(20.9%) 등의 순이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실장은 “기업들이 고물가·고환율 등 고비용 압박을 받고 있어 내수와 수출 모두 침체의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회승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