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6월15일(현지시각) 워싱턴DC 연준 본부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정책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던 지난 6월15일(현지시각)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인플레이션’은 약 90회나 언급된 반면 ‘경기침체’는 단 한번도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대응이 성장 둔화보다 최우선 정책과제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또 정책금리 결정 투표권을 가진 총 11명의 연방준비제도(연준) 위원 대다수가 이번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27일)에서도 0.50%포인트 혹은 0.75%포인트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6일(현지시각) 미 연준이 공개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연준 위원들은 “확고한 통화 긴축이 당분간 경제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연준의 목표치(2%)로 되돌리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회의에 참가한 많은 위원들은 또 “사람들이 연준의 물가대응 능력에 의문을 갖게 될 경우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할 수 있다는 점이 심각한 위험”이라고 우려하고,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경우 더욱 긴축적인(even more restrictive)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필요성”에 대다수가 공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들은 올 하반기에 미국 정책금리가 중립금리(인플레이션 및 디플레이션 압력을 일으키지 않는 경기중립적 이론적 금리 수준)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후에 경제상황에 따라 정책 기조를 조정할 방침을 갖고 있다는 점이 의사록에 명확하게 제시돼 있다.
이날 공개된 의사록을 두고 투자은행들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하향 안정을 위해 성장 둔화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천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이피(JP)모건은 “물가안정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확인할 때까지 성장 둔화를 감수하겠다는 공감대가 연준 내부에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논평했고, 유비에스(UBS)는 “연준 내부에서 정책금리를 (중립금리를 상회하는) 긴축 수준으로 인상하는 점에 대해 광범위한 컨센서스가 형성되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정책금리가 최소 3%에 도달하기 전까지 정책기조 전환이나 조정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최근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되고 있지만 가파른 금리인상을 지속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7월 연준 회의 때 또 한번의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을 전망하고 있다. 이날 오전 현재 미 연방기금금리 선물에는 7월 회의 약 0.71%포인트, 9월 회의 0.55%포인트 인상이 반영돼 있다. 다만 곧 발표되는 6월 미국 고용지표(8일) 및 소비자물가지표(13일) 결과에 따라 7월 회의에서 0.50%포인트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연준에 앞서 오는 1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연다.
조계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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