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주택 단지 등 부동산의 모습. 연합뉴스
올 상반기(1∼6월) 서울의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이 1년 새 1.5배 뛴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시장의 ‘월세화’ 현상으로 오피스텔에서 월세를 받으려는 투자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금리가 오르면 임대 수익률이 예·적금 등 금융상품에 비해 떨어질 수 있어 투자 목적의 매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9일 부동산정보회사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상반기 서울에서 분양된 오피스텔 1363실에는 2만1201건의 청약이 접수돼 평균 15.6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경쟁률이 10.6대 1(1228실 분양, 1만2960건 청약)이었던 데 비해 1.5배 높아진 숫자다. 수도권 전체로도 같은 기간 7.2대 1에서 12.0대 1로 경쟁률이 올랐다.
오피스텔 몸값도 오름세다. 케이비(KB)국민은행의 월간 오피스텔 통계를 보면, 지난달 서울에서 거래된 오피스텔의 평균 매매가는 3억310만원으로 지난해 6월(2억8129만원)에 비해 7.8% 상승했다. 지난 2020년 4월(2억5813만원)부터 2년 2개월 연속 오르고 있다. 수도권의 오피스텔 매매가도 최근 1년 새 7.6% 올랐다. 올 들어 아파트의 청약률과 매매가가 꺾인 것과는 반대다.
아파트 시장의 월세화로 오피스텔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파트의 높은 전세금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오피스텔 전·월세로 갈아타는 경우가 늘었고, 임대 수익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로 눈길을 돌렸다는 것이다. 100실 미만의 소규모 오피스텔에는 분양권 전매 제한이 없어, 서울 도심에선 분양권 ‘웃돈’을 노린 투자수요도 남아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기에는 투자 목적의 오피스텔 매입에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오피스텔에서 매년 월세로 얻는 수익이 금융상품 등의 이자보다 처질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비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의 평균 임대수익률(1년에 받는 임대료를 매매가로 나눈 값)은 4.29%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 4.30% 아래로 떨어졌다. 신축 오피스텔이 고급화·대형화하며 분양가가 뛴 동안, 월세 시세 오름폭은 그에 못 미쳤다. 반면 최근 시중은행들은 연 최고 금리 4, 5%대의 예·적금 상품을 내놓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금리 상승기에는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대체로 줄어든다.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면 이들 상품의 환금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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