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유가 25일 출시한 ‘김보성 의리남 소주’. 씨유 제공
박재범과 임창정에 이어 이번엔 김보성, 그 다음은 누구?
편의점 업계가 프리미엄 소주 시장을 놓고 ‘연예인 마케팅’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인기와 유행에 민감한 2030세대가 프리미엄 소주의 주 소비층이기에, 이들을 잡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편의점 씨유(CU)는 25일 영화배우 김보성을 모델로 내세운 ‘김보성 의리남 소주’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김보성 의리남 소주는 경남 창녕에 있는 ‘우포의 아침’에서 제조한 상품으로, 알코올 도수는 16.5도다. 씨유는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판매를 시작하고, 이후 전국 점포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비지에프(BGF)리테일 음용식품팀 이승택 엠디는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한 술자리에서는 ‘의리’가 콘셉트일 수밖에 없는데, 김보성은 연예계에서 대표 의리남으로 알려져 고객들에게 소구력이 크다고 봤다”며 “해당 제품은 100% 국내산 쌀을 원료로 쓰고 낮은 온도와 압력으로 제조하는 감압 증류 방식이라 은은한 곡물향과 부드럽고 깔끔한 뒷맛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지에스25가 가수 박재범과 손잡고 단독 판매 중인 ‘원소주’. 연합뉴스
씨유는 또한 자체 앱 ‘포켓 씨유’에서 예약구매 방식으로 판매했던 토끼 소주를 오프라인 점포에서도 판매하고, 국내 대표 증류주인 일품진로 특별 패키지 제품 판매에도 나서는 등 프리미엄 소주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씨유의 ‘연예인 마케팅’ 가세는 최근 편의점 업계의 프리미엄 소주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지에스(GS)25와 지에스더프레시는 가수 박재범이 설립한 주류업체 원스피리츠의 프리미엄 소주 ‘원소주스피릿’을 내놨고, 세븐일레븐은 임창정과 협업한 전통 소주 ‘소주 한 잔’을 곧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 12일 판매를 시작한 원소주 스피릿은 일주일 만에 초도물량 20만병이 완판된 데 이어 매장별로 발주량이 ‘1주일에 12병→6병’으로 줄였다가 결국 ‘발주중단’ 사태까지 벌어지는 등 생산량이 판매량을 따라가지 못해 점주와 소비자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씨유에서도 지난달 프리미엄 소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75.1% 증가하며 일반 소주 매출 증가율(8.1%)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2030세대들이 프리미엄 소주를 많이 찾고 있다. 매출 중 20대와 30대 비중이 각각 32.2%, 30.6%로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주류시장에서 프리미엄 소주가 차지하는 절대량은 아직 적지만, 2030세대 인기를 바탕으로 꾸준히 판매량이 늘고 있다”며 “이런 추세 속에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연예인 마케팅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