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전체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340여건에 그쳤다. 가파른 금리 인상과 경기 부진으로 유례없는 수준의 ‘거래 절벽’이 이어지고 있다. 전세 시장에서도 매물이 쌓이며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는 수요도 크게 줄어드는 추세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7월 서울에서 신고된 아파트 매매거래는 342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4679건)보다 93% 줄었다. 관련 통계가 처음 집계된 2006년 이후 서울의 월 거래량이 500건 밑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래 신고가 계약일로부터 30일 동안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거래량은 이보다 많을 수 있지만, 종전 최저였던 올 2월(815건)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서울 중구의 거래량이 한달 내내 ‘1건’에 그쳤다. 종로(5건)·용산(5건)·성동(6건)·강북(7건) 등 강북권을 중심으로 총 9개 자치구에서 한 자릿수 거래량이 신고됐다. 강남4구(강남·강동·서초·송파구)에서도 78건이 손바뀜 돼, 1년 전에 비해 거래량이 91% 감소했다. 지난 연말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7∼8월 주택시장의 변수로 꼽혔던 전세 시장도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다. 애초 시장 일각에서는 주택 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2년째가 된 지난달 말부터 집주인들이 한꺼번에 보증금을 올리며 전세난이 심해지리라는 예상이 있었으나 최근 시장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 시세가 꺾이면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줄어 매매거래도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금리인상’이 지속되는 동안 부동산 거래절벽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목돈 마련 여력이 준데다 집값 상승 가능성을 낮게 본 수요자들이 매수를 미룬다는 얘기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가 최근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낮추는 등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정책 신호를 주고 있지만 시장은 반응하지 않는 모습”이라며 “금리가 떨어질 조짐이 보여야 매수세가 되살아날 것”이라고 짚었다.
천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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