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해외로밍 서비스를 통해 국외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합뉴스
‘매각 내홍’을 겪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수익 확대를 위해 국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세계 주요 모빌리티 애플리케이션(앱)과 손잡고 국외에서도 카카오티(T) 앱을 이용해 택시를 부를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플랫폼 독과점 지위로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넘어 국외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분 매각 철회 발표 보름만인 31일 카카오티의 해외로밍 서비스를 독일·프랑스·영국 등 22개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과 베트남 등 아시아 권역에서만 시행한 모빌리티 로밍 서비스를 전 세계로 확대해 해외 출국자의 이동 수요를 잡겠다는 것이다.
카카오티 해외로밍 서비스는 글로벌 모빌리티 중개 플랫폼 스플리트(Splyt)와 제휴를 통해 이뤄진다. 예를 들면, 스플리트와 제휴를 맺은 유럽 모빌리티 플랫폼 볼트와 카카오티를 연동해, 유럽에서 카카오티 앱으로 볼트 배차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스플리트는 각 지역에서 서비스 중인 모빌리티 플랫폼을 연동하는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그랩과 리프트 등 전 세계 주요 모빌리티 플랫폼과 제휴를 맺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코로나19 일상회복으로 국외여행이 늘고 있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외 여행지에서 차량 이용을 위해 현지 앱을 깔고 현지어를 사용하는 번거로움을 피해 카카오티 국외 로밍을 이용하는 여행객이 크게 늘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국외여행자 수는 2800만여명이었다. 해외 모빌리티 앱과 연동하는 특성상 서비스 수수료 3천원 가량을 현지 앱과 배분해야 하지만, 해외로밍 모델이 새 수익원인만큼 매출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외국인이 국내 여행을 할 때도 해외 모빌리티 앱과 연동해 카카오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협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카카오모빌리티의 국외 진출을 국내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한 도전으로 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플랫폼 독과점 지위를 바탕으로 택시를 비롯해 대리운전, 꽃배달 중개 사업까지 확대하며 골목상권 침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결국 지난달 성장 한계 등을 이유로 지분 매각이 검토되다 직원들의 반발로 철회됐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티 플랫폼을 국가별로 순차적으로 오픈해 글로벌 사업 확대를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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