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으로 유명한 에스피씨(SPC) 던킨 매장 모습. 에스피씨 던킨 제공
에스피씨(SPC) 계열사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던킨 본사가 가맹점주들에게 공급하는 음료 컵과 뚜껑(리드)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하했다. 앞서 <한겨레>는 던킨이 필수물품을 시중가는 물론 같은 계열사인 파리바게뜨보다 비싼 가격에 팔아 과도한 폭리를 취한다는 ‘갑질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8일 던킨 가맹점주들의 말을 종합하면, 던킨 본사는 이 날 내부 공지문을 띄워 “핫컵·아이스컵·핫 리드·아이스 리드 등 일부 소모품의 가격을 15일 출고분부터 조정한다”며 “원재료 상승폭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종이와 플라스틱을 대량 구입 후 미리 인쇄해 놓는 방식으로 가격을 방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핫컵 레귤러(R) 사이즈 공급가는 개당 185원에서 127원, 핫컵 스몰(S) 사이즈는 100원에서 79원, 아이스 레귤러(R) 사이즈는 150원에서 85원, 아이스 킹(K)사이즈는 160원에서 85원으로 24~47% 가량 내렸다. 또 핫 리드(컵 뚜껑)는 65원에서 36원, 아이스돔 리드는 41원에서 22원으로 40% 이상 인하됐다.
에스피씨 던킨이 가맹점주 내부망에 올린 가격 인하 공지 내용
에스피씨 던킨 쪽은 이 공지에서 “정부의 일회용품 절감 정책과 컵 보증금 처리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해 가맹점주 상생협의회와 회의를 통해 논의해 왔다”며 “점포 운영에 도움을 드리고자 소모품 가격에 대한 정책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던킨의 한 가맹점주는 “도넛 신제품을 주문할 때 도넛은 4개 단위로 발주가 가능한데, 서브로 주문하는 픽(일종의 액세서리)은 100개씩만 주문이 가능해 항상 남는다. 이를 시정하거나 남는 픽을 반품해달라며 내용증명을 보냈더니, 사례로 든 고오스픽과 피카츄픽 두 가지만 반품을 받아주더라”며 “이번 컵과 뚜껑 가격의 인하 역시 언론에서 사례로 든 품목이라 이것만 찔끔 가격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친환경 소재로 만든 소모품이 11월부터 공급된다고 하니, 이번 조처가 일시적인 생색내기가 아닌지 이후 물품 가격 변동을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싶다”고 덧붙였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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