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거리에서 배민라이더스 노동자가 배달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 당일에도 쿠팡을 비롯해 배달의민족과 마켓컬리 등 온라인 플랫폼들은 쉬지 않고 돌아간다.
8일 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쿠팡은 추석 연휴와 상관없이 전국 풀필먼트 물류센터를 운영한다. 직고용한 배송·물류 직원들과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을 통해 평소처럼 전날 주문하면 다음날 배송을 받는 로켓배송 시스템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새벽배송 전문기업 마켓컬리도 추석 당일 오전까지 새벽배송을 진행한다. 추석 당일 오전 명절 음식과 선물을 준비하려는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한 결정이다. 다만, 추석 당일인 10일에는 물류센터를 가동하지 않아 추석 당일 주문 건은 12일 오전부터 순차적으로 배송된다. 마켓컬리와 쿠팡 쪽은 직원들이 연휴 근무를 설지 선택하게 하고, 부족한 인력은 아르바이트 채용으로 보강해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배달의민족에 입점한 음식점주 10명 중 4명도 이번 추석연휴에 휴무 없이 가게를 운영할 계획이다. 배달의민족은 “앱 안에 음식점주들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참여광장’ 페이지를 열어 휴무 예정일에 대한 설문을 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응답 음식점주 2842명 중 1240명(43.6%)이 ‘추석 연휴에 휴무가 없다’고 답했고, ‘추석 당일만 휴무’라는 응답자는 1016명(35.7%)이었다. ‘추석 연휴에 모두 쉰다’고 한 응답자는 586명(20.6%)이었다.
덩달아 배송을 맡는 라이더들도 쉴 수 없게 됐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거리두기 해제 뒤 음식 배달 건수와 수익이 줄었다. 라이더 대다수가 연휴에도 배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플랫폼 기업들은 명절 연휴 주문 건수가 평일 평균 주문량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1인 가구 증가와 코로나19로 고향 방문을 미루는 상황에서 ‘혼명족’(혼자 명절을 보내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이 늘 것으로 예상해, 평소 주말 수준의 주문량에 맞춰 시스템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멈추지 않는 플랫폼 노동 환경 속에서 휴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병조 쿠팡 물류센터지회장은 “겉으로는 휴일에 선택해서 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200만원 중후반대 기본수당만으론 생활이 불가능해서 어쩔 수 없이 휴일 근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플랫폼 노동자에게도 유급휴일수당 같은 임금체계가 생긴다면 최소한의 휴식권이 보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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