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10일까지 추석 연휴로 인한 조업 일수 감소 여파로 수출과 수입 모두 지난해보다 10% 넘게 줄었다. 그러나 수출이 수입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며 9월에 25년 만에 6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관세청은 9월 1∼10일 수출액이 162억4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6.6% 감소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기간 조업 일수(6.5일)는 추석 명절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이틀 적었다. 이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9% 증가했다.
품목별로 지난달 26개월 만에 감소세로 내려앉은 반도체 수출이 7.9% 늘었다. 석유 제품도 11.7% 증가했다. 반면 승용차(-17.9%), 철강제품(-36.4%), 무선통신기기(-23.8%), 자동차부품(-15.8%) 등은 감소했다. 주요국별로는 말레이시아를 제외한 모든 국가로의 수출이 줄었다.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한 대중국 수출이 이달에도 20.9% 뒷걸음질했다. 미국(-11.6%), 유럽연합(-23.2%), 베트남(-11.4%) 등도 줄줄이 감소했다.
수입액은 186억8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0.9% 줄었다. 다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입액은 16.6% 늘어났다. 수입 증가율은 앞서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15개월 내리 수출 증가율을 넘어선 바 있다.
품목별로 원유 수입이 15.7% 늘었고, 가스(92.3%), 승용차(5.8%) 등도 수입액이 불어났다. 그러나 반도체(-18.1%), 석유제품(-33.5%), 석탄(-1.2%), 기계류(-23.4%) 등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24억43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폭은 지난해 같은 기간(14억8300만달러 적자)보다 확대됐다. 무역수지는 올해 4∼8월 5개월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달에도 월간 무역적자가 발생해 6개월 내리 적자가 이어지면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25년만에 처음이다.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275억5100만달러로 집계됐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한 1996년(206억2400만달러 적자)을 웃도는 것으로, 올해 무역적자가 날 경우 2008년(132억6700만달러 적자) 이후 14년 만에 연간 적자를 기록하는 셈이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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