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8월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국내 제조업체들이 감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기준금리는 연 2.91%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제조업체 307곳을 대상으로 조사(9월2∼8일)한 결과, 최근 고금리로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기업이 61.2%에 달했다고 19일 밝혔다. 26.1%는 ‘보통’, 12.7%는 ‘어려움이 없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57.6%)은 최근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답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어려움(복수응답)으로는 ‘이자 부담에 따른 자금 사정 악화’(67.6%)를 꼽은 기업이 가장 많았다. 이어 ‘설비투자 지연 및 축소’(29.3%), ‘소비 위축에 따른 영업실적 부진’(20.7%) 등의 순이었다.
영업이익과 비용을 고려할 때 감내할 수 있는 금리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41.7%가 ‘연 3.00%’라고 응답했다. 이어 현재 금리 수준인 연 2.50%가 23.1%였다. 전체 응답 결과를 가중평균해 산출한 감내 가능 수준 금리는 2.91%였다.
대한상의는 “원자재 가격과 환율 급등에 따른 고비용 경영 환경 속에서 이자 부담까지 높아지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연 2.50%) 수준에서도 실제 시중 대출금리는 연 5∼6%를 넘어서고 있어 기업들의 위기감이 크다”고 진단했다.
기업들은 금리 인상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 인상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이 38.8%로 가장 많았다. 내년 연말(17.6%) 내지 2024년까지(8.5%) 이어질 것으로 보는 기업도 적지 않았다.
기업 차원의 고금리 대책이 있거나 대책을 마련중이라는 응답은 20.2%에 불과했다. 중소기업은 열 중 한 곳(10.3%)에 그쳤다. 기업들이 마련 중인 대책은 비용절감 등 비상경영체제 시행, 고정금리로의 전환, 대출금 상환유예 등이었다.
금융당국에 바라는 지원책으로는 ‘고정금리 전환 지원’(34.9%)이 가장 많았고, ‘상환유예 연장’(23.5%)과 ‘금리 인상 속도 조절’(22.1%) 등이 뒤를 이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실장은 “물가와 환율 안정을 위한 통화정책이 불가피하지만, 그 결과가 기업활동 위축으로 이어지는 상황인만큼 건실한 기업들마저 유동성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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