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권거래소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올해 한국인(법인 포함)의 해외 예금·적금·주식 등 해외 금융계좌(잔액 5억원 이상) 신고액이 6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국 증시 호황에 힘입어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보유액이 불어나며 역대 둘째로 많은 금액을 기록했다.
국세청은 “올해 해외 금융계좌 신고금액이 64조원으로 지난해 대비 8.5%(5조원) 증가했다”고 26일 밝혔다. 전체 신고 인원도 1년 전보다 25.4%(794명) 늘어난 3924명으로 집계됐다.
국세청은 국내 거주자와 내국법인의 해외 금융계좌 잔액이 전년도 매월 말 기준으로 한 번이라도 5억원을 초과하면 이듬해 6월 이를 신고받고 있다. 올해 6월 신고액은 지난해 보유현황으로, 2018년 신고액(66조4천억원) 이래 4년 만에 최대 규모다.
올해 개인 신고자 3177명의 신고액은 22조4천억원으로 지난해 신고액에 견줘 138%(13조원) 늘었다. 1명당 71억원꼴이다. 반면 법인 신고액은 41조6천억원으로 16%(8조원) 줄었다. 개인 신고액은 대부분 주식 계좌에서 불어났다. 올해 해외 주식계좌를 신고한 개인 1621명의 신고액은 15조8천원으로 2021년(2조9천억원)보다 5.4배 증가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미국 증시 호황으로 해외 증권계좌를 통해 미국 주식을 보유한 개인들의 주식 가치가 뛰고, 신규 투자나 스톡옵션(주식 매수 청구권) 행사 등으로 주식을 새로 취득한 이들도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해외 주식계좌를 가지고 있다고 신고한 개인의 89.1%는 계좌 소재지가 미국이었다. 개인들의 미국 내 주식 계좌 잔고는 14조3천억원으로, 일본(6천억원)·홍콩(4천억원) 등 다른 나라보다 훨씬 많았다. 1명당 미국 주식 계좌 신고액은 99억원이다. 연령별로 올해 주식 계좌 개인 신고자의 71%는 40·50대, 예·적금 계좌 개인 신고자의 59%는 50·60대로 조사됐다. 10대 이하 중에선 7명이 해외 예·적금 계좌를, 6명이 주식 계좌를 갖고 있다고 신고했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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