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8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8월 생산이 전월보다 0.3% 줄며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도체가 수요 둔화로 재고가 누적되며 생산이 14.2% 줄었다. 소비는 지난 3월부터 이어진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끊고 4.3% 늘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광공업 생산은 전 달에 견줘 1.8% 줄고, 서비스업은 1.5% 늘었다. 전 산업 기준 생산은 0.3%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 가운데선 반도체(-14.2%)와 화학제품(-5.0%) 생산 감소 폭이 컸다.
반도체는 7월에도 전월에 견줘 3.5% 감소했다. 두 달 연속 생산이 큰 폭으로 줄어든 셈이다. 지난해 8월과 비교해도 1.7% 감소했다. 반도체 생산이 전년 동월보다 감소한 것은 2018년 1월(-1.7%) 이후 4년7개월 만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 생산 감소에 대해 “중국 봉쇄 조처 여파 등으로 수출이 정체되고, 세계 경제 둔화 우려로 정보기술(IT) 수요가 줄면서 재고가 쌓이고 생산이 감소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8월 반도체 출하는 전월보다 7.4%,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20.4% 줄었다. 반도체 재고는 전월보다 3.8% 늘고,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67.3% 늘었다.
공공행정 생산이 9.4% 줄어든 것도 8월 산업생산 감소에 영향을 줬다. 통계청은 코로나19 백신 구매와 접종으로 꾸준히 늘던 공공행정 생산이 8월에는 백신 구매 지출 감소와 함께 줄었다고 설명했다. 어운선 심의관은 “공공행정 감소는 비정기적 영향으로, 이를 제외하면 전체 생산은 증가 전환했다”고 짚었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내구재(4.2%), 준내구재(2.2%), 비내구재(5.2%) 모두 전월보다 증가했다. 8월 소비 증가폭 4.3%는 2020년 5월 이후 27개월만에 최대다. 기획재정부는 “5개월 연속 감소에 따른 기저 효과, 휴가철 야외활동 증가에 따른 자동차·의료 판매 확대, 이른 추석에 따른 음식료품 판매 증가 등으로 소매판매가 큰 폭 반등했다”고 밝혔다. 소매판매는 올 3월 -0.7%, 4월 -0.3%, 5월 -0.1%, 6월 -1.0%, 7월 -0.4%로 5개월 연속 내림세였다가 8월에 반년 만에 반등했다.
지난 7월 전월보다 3.5% 감소했던 설비투자는 8월에는 8.8% 증가했다. 디스플레이 생산라인 신설, 반도체 장비 도입 등으로 장비 수입과 기계류 투자가 증가한 영향이다. 건설투자도 토목·건축 공사 실적이 모두 늘어 5% 증가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5포인트 올랐고, 미래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내렸다. 기재부는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서도 민간소비 중심으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주요국 통화긴축 가속화, 러시아발 에너지 불안 등으로 향후 경기흐름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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