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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미국 연준 ‘비둘기파’ 돌아오나…글로벌 침체에 ‘금리 경로’ 시각차

등록 2022-10-03 16:24수정 2022-10-04 02:47

수개월 통화긴축으로 성장·고용둔화 본격화
연준 내부, 금리인상 경로·속도 ‘이견’ 등장
데일리 연은 총재 “가혹한 경기침체 피하려면
가능한 조심스럽게 금리 변경 진행해야”
이번주 연준 이사 7명 차례로 연설 예정
11월 ‘4연속 자이언트스텝‘ 한층 불확실성
지난 8월25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왼쪽)가 미국 CNBC 방송에 출연해 인터뷰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8월25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왼쪽)가 미국 CNBC 방송에 출연해 인터뷰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3일 석유수출국 모임인 ‘오펙 플러스(+)’까지 미국의 공격적 통화긴축과 글로벌 ‘킹달러’에 따른 원유 결제대금 수익 감소에 대응해 대규모 석유 감산에 돌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혼돈에 빠져 있는 글로벌 경제가 올해 마지막 4분기를 맞았다. 지난 3월 이후 지속되고 있는 공격적인 통화 긴축의 경기 상충(성장·고용 둔화) 효과가 글로벌 경제에 본격화하자 10월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 내부에서도 이제 금리인상 경로와 속도를 둘러싼 내부 의견 차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번주에 연준 위원 7명이 차례로 각종 연설에 나서 연준 내부 의견 차이가 좀더 확연해지면서 오는 11월 ‘4연속 자이언트스텝‘(정책금리 0.75%포인트 인상)은 한층 불확실성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27일(현지시각) 싱가포르통화청이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연준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일에 “확고”하다면서도, 경제를 가혹한 침체로 몰아붙이지 않기 위해 “가능한 조심스럽게” 금리 변경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고용시장에 장기적인 피해를 남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을 헤쳐나가 항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데일리 총재는 연준 안에서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시각을 보여온 인물로 분류된다. 인플레이션 시기를 맞아 지난 3월부터 연준 내부 비둘기파들조차 대거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변신했으나, 경기 하강이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으로 등장하면서 이제 비둘기파들이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국제금융센터는 “연준에서 금리인상 속도에 관한 의견과 시각 차이가 확대되고 있다. 통화긴축 속도에 관한 연준 내부 시각의 변화에 주목해야 할 때”라며, “최근 연준 위원들이 인플레 압력과 금융시장 스트레스 사이에 균형을 유지하면서 금리를 얼마나 빠르게 인상해야 하는지 둘러싸고 다양한 견해를 내놓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표 비둘기파로 분류돼온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도 지난 30일, 뉴욕 연은이 주최한 리서치컨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로 돌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려면 통화정책이 한동안 긴축적이어야 한다”면서도, “이런 위험이 어느 시점에 더욱 양면적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국내 통화긴축이 국내 효과 외에도 무역·금융 채널을 통해 국경을 넘어 긴축 효과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적인 (연준발) 통화 충격으로 각국의 부채 상환부담과 재정 취약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긴축 통화정책의 조기 전환 기대를 경계하면서도 연준의 금리인상이 각국 금융을 취약하게 만드는 파급효과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매파로 분류되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30일 <시엔비시>(CNBC)와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 경로를 놓고 연준 내부에 논쟁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 대화를 할 수는 있지만, 여전히 연방기금금리가 (경기를)제약하는 수준에 있지 않다”라고 언급했다. 오는 11월3일(한국시각)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6일 “투자자들이 모든 것을 내다 팔고 있다.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이 98%”라고 보도했다. 세계경제 향방이 지난 수개월간의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이제 ‘글로벌 침체’로 이동하자 연준 안에서 올해 매파로 갑자기 전향했던 비둘기파 위원들도 본색을 되찾고 있는 형국이다.

연준 위원은 총 19명(연준 이사 7명+지역 연은 총재 12명)이고, 투표권은 12명이 행사한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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