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외국인직접투자통계’ 페이지 갈무리
금리 인상과 환율 급변동, 경기 둔화에 따른 투자 불확실성에도 외국인의 우리나라에 대한 직접투자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중국 견제 조처에 따라 중국에 대한 투자 수요의 물꼬가 우리나라로 일부 돌려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해 5일 내놓은 ‘3분기 외국인 직접투자 동향’을 보면, 신고 기준 투자 규모가 215억2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2% 늘었다. 투자 건수는 12.7% 증가한 2498건이었다. 도착 기준 투자 건수와 금액은 각가 1745건, 111억6천만달러였다. 건수는 12.7% 늘었고, 금액은 6.7% 줄었다. 3분기 신고 기준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가 2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3분기 기준 기존 최고 기록은 2018년의 192억달러였다. 2018~2022년 평균치(3분기)는 170억6천만달러로 집계돼 있다.
남명우 산업부 투자유치과장은 “신고된 것 중 일부는 변경되는 수도 있으나 대부분 투자로 이어진다”며 “신고 기준을 (앞으로 흐름을 보여주는) 사전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착 기준 투자 실적은 기획재정부가 외국환은행을 통해 집계하고 있다.
경기 둔화 같은 투자 불확실성에도 외국인 직접투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남 과장은 “미국이 중국에 투자를 하지 않음에 따라 한국으로 몰리는 게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반도체·전기차·2차전지 등 양질의 첨단산업 투자가 다수 유입돼 제조업(152.0%) 투자가 대폭 증가했다”며 “제조기반, 인력, 기술 면에서 한국의 투자 매력도가 확인된 것”으로 풀이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투자(신고금액 기준)는 증가한 반면, 서비스 분야는 11.5% 줄었다. 제조업 가운데 섬유·직물·의류(4949.1%), 식품(572.7%), 금속·금속가공제품(528.8%), 전기·전자(232.1%), 기계장비·의료정밀(136.4%) 업종에서 외국인 직접투자가 많이 늘었다. 서비스업 중에선 운수·창고(368.7%), 여가·스포츠·오락(194.2%), 연구개발·전문서비스·과학기술(70.6%), 도·소매(58.7%) 업종에서 대폭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의 투자가 115.9%로 가장 많이 늘며 전체 투자의 3분의 1 가량(33.1%)을 차지했다. 일본의 투자는 42.9% 늘었다. 유럽연합(EU)과 중화권의 투자는 각각 55.0%, 14.9% 줄었다. 투자 대상별로는 그린필드형(공장이나 사업장을 신설하는)이 24.4%, 인수·합병(M&A)형이 8.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 동향을 보면, 수도권에 대한 투자는 지난해 3분기보다 9.7% 줄었고, 비수도권 투자는 186.0% 늘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