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공인 생물자원은행으로 인정받은 국립보건원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 누리집 갈무리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운영하는 한국인정기구(KOLAS)는 6일 국립보건원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을 국내 제1호 ‘공인 생물자원은행’으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생물자원은행 인정제도(ISO 20387)는 국내 생물자원은행의 역량과 서비스 품질, 신뢰도를 평가해 필수 요구사항을 충족한 기관을 국제 공인기관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올해 3월 도입됐다. 국내 생물자원은행이 분양하는 생물자원이 국제적으로 신뢰성을 인정받게 뒷받침한다는 목적을 띠고 있다.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은 2008년 출범했다. 보건 의료 및 바이오 헬스 연구개발 목적으로 4천개 남짓의 혈액, 디엔에이(DNA) 같은 인체 분야 생물자원을 보급해왔다. 이번 인정을 통해 보유 생물자원의 품질이 국제적 수준임을 확인받았다. 국내 연구자 및 바이오 업계는 해외 생물자원 활용에 따른 사용료 지급 부담을 덜고, 이 은행을 통해 신뢰성 있는 생물자원을 적기에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생물자원은 인체, 동물, 식물, 미생물, 다세포 생물(갈조류·곰팡이)로부터 유래된 물질을 말한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를 활용해 이익을 창출하는 국내 바이오 업계의 사용료 지급 부담이 해마다 빠르게 늘고 있다. 2017년 발효된 ‘나고야 의정서’ 때문이다. 이 의정서는 해외 생물자원을 활용해 거둔 연구 이익을 생물자원 제공국과 공정하게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산업부는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백신 및 치료제 연구개발을 위해 국내 연구기관이 국외 기관에 실험동물 공유를 요청했으나 해당 국외기관은 공유를 거부하곤 했다”며 이 때문에 “해외 생물자원을 활용하는 연구자, 바이오 업계에선 성과 이익이 해외로 유출된다는 부담감과, 위기 상황 때 적기에 제공받을 수 없다는 불안감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국내 생물자원의 신뢰성과 관련 정보 부족 탓에 연구용 생물자원의 3분의 2 가량은 수입해 활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산업부는 덧붙였다.
한국인정기구는 국내 시험·검사 기관의 조직·인력·시설을 평가해 국제적 역량 여부를 공인하는 기구다. 생물자원 평가사와 관련 제도를 갖추고 있으며, 국내에서 인정받으면 해외에서도 동일하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 3월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관계 부처 및 전문가와 협력해 인정제도 운영을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 생물자원 분야에 대한 수집·보존·분양을 수행하는 법인이면, 한국인정기구 누리집(
knab.go.kr/kolas)을 통해 공인 생물자원은행 인정 신청을 할 수 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