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 우호지분 많아 경영권 뺏길 상장기업 거의없어
케이티앤지를 제외하고 적대적 인수 대상이 될 만한 거래소 상장 기업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케이티앤지 사태를 지나치게 일반화해 확대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경제계 일각에서 요구해온 적대적 인수합병에 대한 경영권 방어대책 강화 요구가 타당성이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은 3일 “지분율 등 여러 면에서 케이티앤지와 유사한 특징을 지니고 있어 ‘제2의 케이티앤지’가 될 가능성 있는 종목으로 삼성물산, 대한항공, 신세계, 씨제이 등이 꼽히지만, 이들 기업은 그동안 인수합병 방어를 충분히 해왔다”며 “최대주주 지분율과 사실상 우호지분인 기타 주주 지분을 합쳐 50%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해도, 40%가 넘으면 실제 인수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박동명 애널리스트는 “통상 우호 지분이 40% 이상인 기업은 인수합병 시도자들이 조금만 장내에서 주식을 사들여도 주가가 급등하기 때문에 (비용 면에서) 적대적 인수합병이 어렵다”며 “기타 주주는 대개 대주주와 특수한 관계에 있거나 거래관계가 있는 법인 등으로 형성된다는 점에서 대주주 등 특수관계인 지분에는 제외돼 있지만 사실상 우호지분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케이티와 포스코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밝혔다. 국민 정서와 막대한 인수자금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자사주를 25.2% 보유하고 주요주주가 65.4%를 보유하고 있는 케이티와 주요주주 47.7%인 포스코의 경우, 인수합병의 가장 큰 부담요인인 국민 정서와 막대한 인수자금 조달 등을 감안할 때 먹잇감이 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은 최근 외국인 지분이 최대주주 지분보다 많은 기업에 대한 경영권 방어책으로, 황금주 제도·의무공개매수제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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