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엘지, 공급계약 나서
국내 이동전화 업체들이 북미와 유럽의 ‘3세대 이동통신시장’에 잇따라 첫발을 내딛고 있다. 상용서비스를 막 시작한 3세대 이동통신은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기술을 기반으로 화상통화나 실시간 방송시청 등 첨단기능을 구현하는데,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미국·유럽 사업자들에게 기기를 우선 공급하는 계약을 앞다퉈 체결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미국내 최대 유럽형 통신방식(GSM) 사업자인 싱귤러 와이어리스에 WCDMA폰(사진·SGH-ZX10)을 공급한다고 5일 밝혔다. 싱귤러 와이어리스는 이 달부터 북미시장 최초로 WCDMA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하며 삼성전자 제품을 새로운 서비스의 첫 모델로 채택했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전자는 북미시장에 동기식과 비동기 방식의 3세대 휴대전화를 모두 공급하게 됐다.
삼성전자의 이번 제품은 실시간 동영상 통화를 비롯해 고성능 회전형 130만화소 카메라, 엠피3 플레이어, 외장 메모리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유럽형 통신방식을 쓰는 곳이면 미국, 유럽, 아시아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다.
엘지전자도 이탈리아의 허친스사와 모바일방송 상용화에 맞춰 WCDMA에 기반한 DVB-H폰(LG-U900)을 공급하기로 했다. 노키아가 주도한 DVB-H 표준은 우리 나라가 주도하는 디엠비, 미국의 퀄컴사가 주도하는 미디어 플로와 함께 세계 3대 모바일 티브이 기술 표준에 속한다. 허치슨사는 이탈리아 3세대 이동통신의 최대 사업자로, 피파로부터 월드컵 경기의 DVB-H 방송권을 구매해서 오는 6월부터 모든 경기를 DVB-H 폰으로 서비스 할 계획이다. 엘지전자 엠시연구소의 안승권 부사장은 “노키아 등 유럽 제조사들의 텃밭에서 유럽 모바일 티브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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